증권사·은행등 계열사 펀드 판매 50% 넘어 '제식구 감싸기'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증권사나 보험사, 은행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대부분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판매 비중이 70%를 넘어서는 판매사도 4곳이나 됐고 두 개의 판매사가 동시에 계열 운용사 몰아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상반기 자금 유출이 심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이 판매 비중을 70% 이상 유지하며 계열사의 설정액 유지를 도왔다.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역시 65.78%와 56.32%의 계열사 판매 비중을 보이며 삼성자산운용을 지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실제 판매사의 상담창구에서 가입 상담을 받아 본 결과 몇몇 판매사는 추천 상품을 모두 계열사의 상품으로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중 은행의 관계자는 "분위기 상 계열사 외의 상품을 추천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대표도 "상품을 만들거나 운용하는 것 보다는 판매망을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렵다"며 "판매 관련 회의를 판매사뿐만 아니라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와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때문에 방카쉬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같이 특정 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하로 제한하는 '25%룰'과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규제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판매 비율 규제가 있다면 판매망 확보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 규제가 있었지만 자본시장법이 도입되면서 규제가 사라졌다"며 "규제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아서 계열사 판매 집중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집중에 비해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 경영 실태 평가 등에 반영하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지성 기자 jiseong@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