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동결과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미국과 중국에서 나타난 지표 악재를 누르지는 못했다.
◆연준 “경기 회복 더디다”=미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경제 회복 둔화에 따른 추가적인 조치를 꺼내들었다.
미 연준은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제로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FOMC는 “미국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도 꾸준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준이 보유한 국채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국채는 지속적으로 연장(roll over)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이 같은 조치는 2분기 들어 미국의 경제 회복이 둔화되고, 고용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경기 회복을 이어가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달 의회 연설에서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고, 이번 결정은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발표이후 1% 내외로 하락하던 뉴욕증시는 낙폭을 0.12%까지 줄이기도 했지만 끝내 상승반전에 이르지는 못했다. 연준의 조치가 경기 회복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를 자인했다는 평이 나오면서 증시 회복에는 한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경기부양책도 넘지 못한 지표악재=미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실하게 나타났다. 또 미국의 2분기 노동생산성이 예상 밖으로 하락한 것도 뉴욕 증시를 흔들어 놓은 요인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이 내놓은 주택가격과 자동차 판매 등 주요 지표가 대부분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월 7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상승으로 전달에 비해 상승세과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내놓은 7월 자동차 판매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개장전 발표된 미국의 2분기 노동생산성도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노동생산성은 0.1%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전분기 대비 0.9% 하락했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 회복의 모멘텀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져나갔다.
◆기술·원자재주 약세=이날 S&P500지수는 반도체 관련주와 원자재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관련주는 2.92% 하락하면서 뉴욕증시 하락을 견인했고, 원자재주도 1.04%의 낙폭을 보였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는 중국의 경제 회복이 둔화되면서 수입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전일대비 2.7% 하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은 미국의 2개 증권사가 주식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탓에 4% 폭으로 떨어졌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주가도 전일 대비 1.36% 빠지면서 비교적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표 악재에 유가도 하락=미국의 6월 노동생산성이 기대 이하로 나타난 데다 연준이 미국의 경제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나타나면서 국제 유가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23달러(1.5%) 떨어진 배럴당 80.2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예상밖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2.8%의 낙폭을 보이며 하락했지만 FOMC 정례회의 결과가 공개되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마이클 린치 스트레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대표는 “노동생산성 결과는 부진하게 나왔지만 연준이 나선만큼 경기 둔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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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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