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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기]부활 서재혁④ 부활에 변화를 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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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25살의 서재혁은 정신이 혼미했다. 처음 합류한 부활이 어수선했다. 분위기는 중구난방에 가까웠다. 급작스레 모인 멤버들. 리더 김태원은 술에 절어있는 시간이 잦았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이가 너무 어렸다. 락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지 않았다.

7집 녹음 내내 서재혁은 얼떨떨했다. 베이스를 연주하며 ‘제대로 하고 있는걸까’라고 수차례 생각했다. 이미 불협화음을 몇 차례 겪은 팀. 스스로 발을 들인 이상 그 오명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질끈 두 눈을 감았다. 모두 견뎌내겠다고 몇 번을 다짐했다.
멤버 개개인의 의욕은 넘쳤다. 저조한 6집 성적 탓에 나올 앨범에 사활을 걸었다. 문제는 체계였다. 선진 환경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무한 전문 프로듀서. 모든 것은 리더 김태원 중심으로만 돌아갔다. 소통도 부재에 시달렸다. 음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멤버는 한 명도 없었다.

서재혁은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 느꼈다. ‘리더가 좋은 곡을 쓰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렸다. 단순히 따라가기만 하는 멤버로만 남고 싶지 않았다. ‘론리나잇’이라는 좋은 곡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긴 주요인도 멤버들의 안이함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서재혁은 어렵게 용기를 냈다. 반쯤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뗐다. “멜로디 수정이나 방향성만큼은 심도 깊게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조심스럽게 올려 본 김태원의 표정은 선그라스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뒤 돌아오는 답변으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무엇이 문제로 보이는데? 말을 해야 알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대답이었다.

부활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부활표 발라드'라는 방향성을 제외하면 모든 상의가 가능해졌다. 일정 멜로디 삽입이나 삭제는 물론 키를 달리해 수차례 녹음을 시도했다. 힘든 내색을 보이는 멤버는 없었다. 오히려 부활을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편안하게 느꼈다.
활발해진 소통에 서재혁은 많은 것을 익혔다. 음악인의 고집이 대표적이다. 이전까지 심오한 음악을 논하며 잘난척하는 아티스트를 경멸했다. 그러나 내부에서의 표출은 팀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태원이형에게 배운 것이 참 많다. 리더라기보다 선생님에 가깝다(웃음). 게을러보여도 음악에서만큼은 자기생활을 포기하고 달려들 만큼 열정적이다.”

많은 교류 끝에 낳은 일곱 번째 앨범. 수입은 저조했지만 분명 달라진 점은 있었다. 대중의 부활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했다. 매니아 층까지 생겼다. 팬클럽 ‘부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생긴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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