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전차 군단' 독일에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독일은 8일(한국시간) 오전 3시 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준결승 스페인전에서 0-1로 졌다.
독일과 스페인의 준결승은 화끈한 공격 축구가 점쳐졌다. 준결승의 부담감을 고려해 난타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위협적인 공격을 퍼붓는 경기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적어도 어느 한 팀이 일방적인 경기 주도를 펼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스페인전에서 나타난 독일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요아힘 뢰프 감독은 경기 초반 스페인과의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수비 안정에 초점을 맞추며 공격 전개를 극도로 제한했다. 그러면서 전반 중반 이후 그리고 후반 중반 이후 역습의 강도를 높이며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계산이었다.
후반 24분 토니 크루스(레버쿠젠)가 결정적인 논스톱 슈팅을 날린 걸 제외하면 독일의 역습은 전혀 효과적이지도 정교하지도 않았다.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끊기기가 일쑤였으며 마무리 슈팅까지 이어지지도 않았다. 독일이 스페인전에서 기록한 슈팅은 고작 5개였다. 최전방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는 90분을 뛰면서 제대로 패스 지원을 받지 못해 골문 앞에서 고립됐다.
독일의 역습 패턴이 16강 잉글랜드전과 8강 아르헨티나전을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난 것도 뼈아팠다. 스페인은 독일의 역습 패턴을 철저하게 분석했고 이에 대한 수비 학습도 잘 이뤄졌다. 역습 수비시 외칠을 중점적으로 막으며 시발점을 봉쇄했고 미드필더의 빠른 수비 복귀로 숫자 싸움에서 독일을 압도했다.
뮐러를 대신해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피오트르 트로호프스키(함부르크)는 분주하게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창의성과 스피드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뮐러가 스페인전에 뛰었다면 승패가 뒤바뀔지는 몰라도 적어도 독일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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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기자 rok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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