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리 10년 일본서 배운다]집값 4분의1 수준 폭락...현재 한국, 일 80년대와 비슷
'창간 특별인터뷰'(편집국 전체) '스타CEO 10인에게 길을 묻다'(산업부) '미리 가보는 2020년'(국제부) '그린세상 열렸다'(산업부) '향후 10년을 빛낼 젊은 파워'(편집국 전체) '2020 미리 그리는 新산업지도'(산업1, 2부) '차이나 비즈니스 3.0'(산업부) '떠오르는 황금시장 인도를 잡아라'(산업부) '세계 속 한국人'(정치경제부) '차이나 비즈니스 3.0'(산업부), '떠오르는 황금시장 인도를 잡아라'(산업부) '동북아 넘어 더 큰 세계로'(정치경제부) 'SW코리아 세상을 뒤집어라'(정보과학부) '알짜 재테크' (금융,증권,부동산부) '잃어버린 10년 일본서 배운다'(금융,증권,부동산부) '관심 끌 금융상품' (금융, 증권) '글로벌 공기업이 뛴다'(정치경제부) '2020 재테크 패러다임이 바뀐다'(금융,증권,부동산부) '평균수명 100세, 자산운용 대변혁'(증권부) 등 130여명의 아시아경제 기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특집기사가 [2o2o 코리아]라는 문패를 달고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도쿄(일본)=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 일본 도쿄에 사는 노부야 후루타씨는 지난해 시나가와구 워터프론트 지역에서 분양한 '정기차지권(定期借地權)' 맨션(아파트) 청약에 나섰지만 떨어졌다. 이 맨션은 50년 이상 땅을 임대하는 일반 정기 차지권 계약 방식으로 분양한 것으로, 도쿄시가 보유한 땅을 건설업체가 임대받아 맨션을 지었다. 5년동안 전매가 금지되지만 분양가가 일반 분양의 60% 수준에 그쳐 인기가 좋다는 게 후루타씨 설명이다. 그가 청약한 이 맨션도 최고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는 "주변시세의 60%에 불과해 분양 후 집값이 더 이상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청약했다"며 "5년 전매 금지 조치가 끝나도 주변 시세보단 비쌀 것이란 기대감에 부동산 업자들도 많이 청약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후루타씨는 현재 임대맨션에 살고 있다. 그는 "당분간 분양시장에 정기차지권이 있는 맨션같은 좋은 조건의 주택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당장 집을 사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임대맨션에 살면서 천천히 살기좋은 주택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6월 현재 일본인들의 부동산 투자 시각의 한 단면이다. 일본은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잃어 버린 10년'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쓸 정도로 침체된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부동산 투자가 부자의 지름길이란 인식은 옛말이 됐다. 내 집 마련의 기준도 '매수 후 오를 주택'이 아닌 '매수 후 적게 떨어질 주택'으로 바뀌었다. 2010년 현재 일본의 부동산 시가는 19년 버블붕괴 직접 보다 75%정도 하락했다는 점 자체가 이를 뒷받침한다. 버블붕괴 후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에게 우리가 배울 것은 무엇일까.
일본 부동산 시장의 버블형성 풍경은 한국과 비슷하다.
우선 부동산 버블형성 배경이 경기 둔화기였다는 점이 같다. 한국과 일본 모두 경기 둔화기에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금융완화 정책을 강력하게 펼친 시기 동안 부동산버블이 형성됐다.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쏟아졌고 때마침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부동산관련 대출을 확대했다는 점도 닮았다.
다른 점도 있다. 큰 차이는 버블의 대상과 주체다. 일본은 오피스와 토지가 버블의 대상이었다. 일본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1983년 도쿄 도심 오피스와 상업용지에서 시작해 전국의 아파트까지 번졌다. 가격 급등은 1991년 3ㆍ4분기까지 9년간이나 이어졌다. 특히 1986년부터 1991년까지 5년간 6대 도시 평균지가는 3.07배나 뛰었다.
반면 한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은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가 주도했다. 2002년 1월에서 2006년4월까지 4년간 강남지역아파트는 74.9% 상승했다.
버블 형성의 주체도 다르다. 일본은 기관투자자인 부동산업자가 부동산 버블을 이끌었고 한국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했다.
◆일본, 버블 붕괴 후 상업용지 가격 4분의1 토막
버블붕괴 과정동안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변했을까.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87년 2784만엔이었던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991년 4488만엔을 정점으로 찍은 후 내림세로 전환, 2005년 3492만엔까지 추락했다. 이후 오름세로 전환, 2008년 3901만엔까지 회복됐지만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재차 하락, 2009년 3802만엔으로 떨어졌다. 버블 정점 당시 분양가의 84.7% 수준이다.
땅값 역시 1991년을 정점으로 추락하고 있다. 특히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방의 땅 값은 1992년부터 18년 연속 곤두박질쳤다. 2010년 공시지가 기준 상업용지 가격은 1991년의 버블 당시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최근 한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국면이 일본식 버블붕괴의 한 과정일까. 이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일본식 버블붕괴 과정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버블이 생겼지만 한국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며 "이미 금융권에서 대출규제 등을 통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권영선 노무라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의 경제환경과 부동산 관련 정책은 1980년대 일본과 닮았다"며 "저금리가 상당기간 이어진다면 한국형 버블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버블 붕괴 후 일본 부동산 투자 트렌드 보니...
버블 붕괴 후 일본 부동산 투자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부동산 투자의 대세가 바뀌었다. 버블 붕괴 후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오피스나 원룸맨션 등 수익형 상품이 '부동산 투자의 대세'가 됐다.
롯폰기힐스처럼 주거시설과 오피스ㆍ쇼핑ㆍ문화시설 등을 한 곳에 모아둔 도심내 랜드마크 지역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년간 노령화와 부동산 경기 급락을 겪으면서 교외나 신도시에서 도심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도심회귀현상'이 강해진 덕분이다.
윤민호 미주개발은행 아시아사무소 박사는 "버블붕괴 후 일본 부동산 투자 시장엔 '생활자산'이란 개념이 도입됐다"며 "버블 붕괴 이후 살아남은 도심, 역세권을 주요 키워드로 한 임대상품이 생활자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도쿄(일본)=이은정 기자 mybang21@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