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뚫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난 3일 회장 추대위원회의 이희범 회장 추대 발표 직후 이희범 STX 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이 고사하는 '3시간의 해프닝'이 대표적이다. 후보자의 의중을 묻는 기본적인 절차도 무시한 채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발표를 하는 상식이외의 행동은 경총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이수영 회장이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전격적으로 회장직 사임을 발표했다. 세 번의 연임기간 동안 할 일을 다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사사 갈등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후임 회장에 떠넘기고 무책임하게 물러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경총은 차기 회장을 확정짓지 못했다. 오는 7월이면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이 금지되고 내년 복수노조 허용 등 노사관계 중대사가 산적해 있다. 노사문제 현안 해결도 힘든 과제인데, 사사 갈등까지 봉합해야 하는 회장 자리를 오고 싶어 하는 후보는 아무도 없다. 경총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벗어난 상황이다보니 조급증이 발동해 이희범 회장 추대와 같은 해프닝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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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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