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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제2의 버핏, 그들의 히든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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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워런 버핏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섬유회사였다.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을 인수한 버핏은 처음부터 기적 따위를 바라지 않았다. 자연사 하도록 내버려 둔 것.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치고 들어오는 해외 경쟁사를 누르자고 어리석은 베팅을 할 버핏이 아니었다.

버핏은 버크셔가 섬유 기계를 돌려 벌어들이는 이익을 핵심 사업과 전혀 다른 사업에 투자했고, 점차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면서 오늘날의 보험·투자 그룹으로 면모를 갖췄다. 버핏을 세계 1~2위 자산가 반열에 올려놓은 비결은 현명한 자산 배분이었던 셈이다.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격언은 투자의 세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버핏의 신화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인물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주인공은 헤지펀드 매니저 에드워드 램퍼트. 파산에 이른 K마트의 경영권을 손에 넣은 램퍼트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시어스를 인수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기업이 시어스 홀딩스다. K마트나 시어스를 통해 램퍼트가 본 것은 유통업이라는 비즈니스가 아닌 자산이었던 셈이다.

두 유통업체 모두 상당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다수의 부동산은 수십 년 전에 매입해 시가 대비 장부가치가 현격하게 저평가된 알짜 자산이었다. 2007년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 램퍼트는 건물과 부지를 팔아 쏠쏠한 장부상 이익을 챙겼다. 자산 매각으로 얻은 차익은 재투자됐고, 유통업의 실적 부진이 여전하지만 상당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버핏과 마찬가지로 램퍼트는 적정 수익을 내지 못할 기존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헤지펀드 매니저가 가치투자의 대가 버핏의 성공 신화를 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또 한 가지 이유다. 사실 회계상 이익이 아닌 기업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램버트는 가치투자가에 가깝다. 현금 창출이 많을수록, 캐쉬카우를 저가에 인수할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램퍼트에게서 버핏의 투자철학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핵심 사업이라 해도 현금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대담하게 퇴출시키는 쪽을 택할 만큼 그들에게 현금흐름은 목숨과도 같다. 회계 장부에서 잉여현금흐름을 파악하기란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일반 투자자 중에 이를 눈여겨보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상당수의 종목이 현금흐름에 비해 저평가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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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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