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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다시 태어나도 '여배우'이고 싶어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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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방이 너무 덥다. 화장 다 뜨겠네. 그럼 내가 손해인데..."

최지우가 난방이 과한 인터뷰룸에 들어서면서 다른 여배우들보다 화장이 떠서 미워 보일까봐 걱정을 한다. 마치 영화 '여배우들'의 한 장면 같다. 다음달 10일 '여배우들'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최지우는 '천상여자' '착한배우' 같았다.
"처음에 얘기를 들을 때는 '개그콘서트-분장실의 강선생님' 같은 캐릭터라고 들었어요. 같이하는 선배님들도 다 좋으시고 '재밌겠다' 생각을 했죠. 그런데 막상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너무 얇은거죠. 그때부터 겁이 덜컥 났어요."

영화 '여배우들'은 크리스마스 이브 패션지 화보 촬영을 위해 모인 여섯 명의 여배우들의 팽팽한 기 싸움을 솔직하게 그린 영화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우의 순발력과 애드리브를 요구하는 영화고 감독님도 자꾸 '이럴 때는 어떻게 해?'라며 자꾸 저한테 물으시니까. 제가 작가도 아니고 '내가 하면 안 되는 거였나' 정말 한계에 딱 부딪혔어요. 쟁쟁한 선배님들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순간을 경험했어요."
최지우는 할 말을 다 하고 사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보는 눈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천성이 그런 것 같았다.

"소심한 성격인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현실로 적나라하게 드러났죠. 고현정선배님과 처음 뵌 자리에서 첫날부터 싸우는 장면을 당장 찍어야 했으니까요.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왜 한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고현정 선배님이 조용히 부르셨어요. 사람들 안 보는데서 둘이서 연습을 해보자고 하셨죠."

얼어있는 최지우에게 이재용 감독은 살포시 샴페인 한 잔을 건네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찍고 나니 굉장히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최지우를 연기했지만 평상시 제 모습이 아닌데 제가 하지 못하는 말과 행동들을 하니까 희열이 느껴지는 거예요. 저도 가끔 씩은 한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런데 표출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끝나고 나니까 더 쌔게 할 걸 그랬다는 후회도 들었죠. 그런데 처음이기 때문에 얼굴에 미세한 떨림 들이나 그런 감정들이 잘 살았던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하는 부분이 많았던 고현정에 대해서 그는 '고수'라고 평가했다. 고현정의 연기를 보면서 꿈을 키웠던 그의 눈에도 고현정은 '여배우'였다고 한다.

"저한테는 여배우 눈에 보인 여배우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대하기가 어려웠었죠. 저도 성격이 '선배님~'하면서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니까요. 언니는 생각보다 털털하고 정말 솔직했어요. 연기적으로는 확실하게 '고수'라는 느낌을 받았죠. 그 앞에서 저는 한 없이 작아지기도 했어요. 제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고수'의 모습이었어요."

청순한 이미지에 '지우히메'라는 별칭까지 덧붙여진 그에게 '여배우'로서의 생활이 자유롭지만은 않았다. 작품선택에서부터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사람들의 이목아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태어나도 '여배우'이고 싶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여배우'이고 싶어요. 여배우라면 민감한 부분이 사생활적인 부분이겠죠. 왜곡되게 비쳐지는 제 모습에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해요. 나이와 상관없이 소극적으로 변하기도 하죠.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할지 헷갈리기도 해요. 하지만 여배우로서 장점은 제가 남들을 위로할 수 있고 저도 그로 인해 많은 위로를 받는다는 거겠죠."

그는 팬들의 사랑도, '지우히메'라는 호칭도 참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기를 너무 붙잡고 있기보다 내려놓아야 할 부분은 내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여배우'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게 이름값을 하고 싶다는 그에게 이번 작품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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