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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소니, 쇠망치경영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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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아오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14년래 첫 적자가 2년연속 계속될 것이라는 소니에도 과연 동이 터올까.

소니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최종 989억엔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200억엔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 14년만의 첫 손실이 2년 연속 지속되는 '적자의 굴레'에 말려들었다.

주요 사업인 가전부문의 LCD TV가 지속적인 적자를 내면서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운데다 전년 수준을 웃도는 1100억엔의 구조조정 비용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탓이다.

소니는 실적 악화와 함께 가전부문의 구조조정이 가격 하락과 지속적인 엔화 강세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14일 추가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소니의 오네다 노부유키(大根田伸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카메라 부품과 광디스크 플레이어 부품 등을 생산하는 이와테, 지바, 시즈오카현 등에 있는 일본의 3개 라인을 올해 말까지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일본을 포함한 소니의 세계 생산라인은 15%가 추가로 감소해 총 57곳에서 49곳으로 집약된다.

오네다 CFO는 추가 구조조정을 통한 올해 비용절감 효과는 3000억엔을 넘어설 전망이지만 가전부문의 흑자화를 실현하지 못했다며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비용절감이나 생산망 축소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과거 소니의 명성을 되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정비 축소 방침은 밝혔지만 향후 성장전략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지 않은데다 거듭되는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의 사기 또한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라는 것. 이는 소니의 앞날에 먼동이 터오려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오네다 CFO는 올해와 내년, 내후년에도 생산라인의 통폐합과 그에 따른 감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소니는 이미 1만6000명 감원과 생산거점의 10%를 줄일 방침을 밝힌 상태다.

세계적 불황 탓에 디지털 가전 제품의 올해 판매 전망은 대부분이 전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그나마 전년 실적을 웃도는 것은 PC 외에 지난해 투입한 블루레이 디스크(BD) 레코더, 플레이어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부터 사장까지 겸하게 된 하워드 스트링어 최고경영책임자(CEO)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 2005년 지휘봉을 잡은 스트링어 CEO의 공든탑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첫 외국인 CEO로 알려진 그는 취임 이후 히트상품 부재, 신기술이전 수용 등에 실패한 소니를 되살리기 위해 거침없이 개혁의 칼을 휘둘렀다. 이번에도 그의 성역없는 개혁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005년 취임 당시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니의 미래는 TV, 캠코더 등 기존 가전사업이 아니라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쇠망치(sledgehammer)로 통합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애플,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디지털 가전과 네트워크 기기를 양대축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올해 67세인 그가 사장까지 겸하게 됐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의 향후 계획은 머스트 해브 고정인기상품을 늘림으로써 경쟁력을 높여 '가전 왕국' 소니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네트워크와 가전의 기능이 합쳐진 제품 개발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로는 TV에 인터넷을 바로 연결해 소니가 제작하는 각종 영화를 전송받아 유료로 관람하는 이른바 온라인 TV. 소니는 내년 초 미국을 필두로 세계 각지에서 온라인 TV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그의 쇠망치경영에 소니의 새날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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