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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리더의 책꽂이]비즈니스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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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사이클
라스 트비드 지음/ 안진환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2만7000원

똑같은 한 권의 책이라도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의식에 따라 그 재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렇다. 맞는 얘기다.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17세 때(1688년) 세상에 대한 야망을 품고 런던으로 갔다. 그리고는 도박장으로 향했다. 반면 같은 고향 출신의 후배인 한 남자는 그런 식으로 야망을 불태우지 않았다. 옥스퍼드에 들어간 후배는 학생 중에서도 가장 얼빠진 학생처럼 보였다고 한다. 선배는 칼처럼 예리했다는 존 로. 후배는 애덤 스미스다. 선배의 삶은 아주 화려했다. 백만장자였다. 카사노바처럼 끼도 출중했다. 하지만 투자가였으나 도박꾼이기도 했다. 이처럼 프랑스 종이화폐의 배후인물, 존 로는 아주 화려했으나 마지막 베니스에서 58세의 나이로 죽을 때는 가난했다 한다.

후배의 삶은 초라했으며 찌질했다. 얼빠진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무언가에 몰입해 있어서 남들에게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대학 강의에 별로 재미를 못 붙였던 그는 대부분 독학으로 지식을 쌓았다. 나중에 글래스고 대학의 논리학 교수로 임용되었으나 가난을 면치는 못했다. 1759년에 출간한 ‘도덕감정론’이라는 제목의 책이 스코틀랜드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의 인생은 꽃처럼 피어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국부(國富)의 원천이다. 다만 한 사람은 종이화폐를, 다른 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 손’(시장)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책은 총 5부로 나뉜다. 현대 경제학의 기초인 케인스 이론이 탄생하기까지를 추적하는 전반부와 비즈니스 사이클 이론의 실제 적용을 기술하는 후반부로 구성돼 있다. 주로 비즈니스 사이클의 역사와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통해 경기를 예측하는 안목을 키우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상황에 올바로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 이 책만의 신묘한 매력이다.

죽은 경제학자들. 즉, 존 로,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밀턴 프리드먼 등 비즈니스 사이클을 움직였던 장본인들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지혜와 통찰력를 한 수 배워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1부는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당시의 경제상황을 고찰한다. 2부는 1900년대 초반에서 1960년대까지의 경제학파나 경제학자를 중심으로 시대상황에 기인한 비즈니스 사이클 이론을 소개한다. 이론의 원천은 1929년 발생했던 대공황. 대공황 이후로 경제학자와 투자전문가에 의존치 않고 일반인들이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비즈니스 사이클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3부는 컴퓨터의 발달과 더불어 금융투자 시장의 수학적 분석 방법이 도입됨을 설명한다. 거미집 이론, 케인스 학파의 승수 이론과 고전학파의 가속도 원리 등이 그것이다. 시장에서 인간의 행동이 합리적이라는 가정 하에는 설명할 수 없었던 여러 현상들을 규명한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비즈니스 사이클이 어떻게 변화가 되었는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4부는 경제의 ‘본질’을 다룬다. 5부는 부동산, 수집품, 귀금속 등의 자산시장을 다룬다. 책은 경제에 관심 많은 독자에겐 약이 되는 책이나 그렇지 않다면 독이 될지도 모른다.

심상훈 북 칼럼니스트(작은가게연구소장)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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