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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쓰레기 광산서 성장동력 '금맥' 캐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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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자 코리아] 돈이 돌아야 내수가 산다
전자 폐기물서 광물추출 산업 각광.. 시장규모 370조.. 새로운 블루오션
일본 앞선 기술로 자원대국 급부상.. 전략 산업화위한 정책 지원 나설때


녹색성장이 미래 산업 성장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아가는 관심만큼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

녹색성장도 녹색산업의 부흥이 전제돼야 하는데 기업이 녹색산업을 추구할 때 어떻게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산업이 업종별로 구분된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을 진화시키고,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는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의 모호성은 시장의 창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시장의 부재는 기업이 어떤 부문을 주력으로 가야할지를 쉽게 결정짓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녹색산업의 수많은 범위중 선진국들은 산업화의 부산물인 ‘쓰레기’, 즉 각종 폐기물에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발견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쓰레기에서 발견한 가능성은 무엇일까?

◆日‘ 도시광산’으로 자원대국 부상= 대표적 자원빈국이자 대외의존도가 높은 일본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자원부국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도시광산(Urban Mining)’이라는 신사업 덕분이다. 같은 지하자원이라도 석유나 석탄은 태워서 사용해 버리면 원래의 형질이 없어지지만 금속은 사용한 뒤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도시광산 사업은 이러한 금속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휴대전화, 컴퓨터, 텔레비전 등 도시의 창고에 쌓여있는 고부가 전자제품의 전자회로기판(PCB)에 사용된 주요 광물을 추출하는 것이다.

일본 물질 재료 연구소는 자국 도시광산의 금 축적량이 약 6800t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는 전 세계 금 매장량인 4만 2000톤의 16%에 달하는 양으로 세계 최대의 금 자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매장된 6000톤 보다 많다. 화폐 가치로는 한화 약 22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마찬가지로 은은 약 6만t으로 현재 세계 매장량의 23%, 액정 텔레비전이나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희귀 금속인 인듐은 약 1700t으로 세계 매장량의 38%가 일본의 전자 폐기물 더미 속에 잠자고 있다. 구리나 백금과 같은 금속도 현재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3위 이내에 들 정도의 양이 묻혀 있다.

도시광산의 전자 폐기물은 금속 함유 비율이 매우 높아 재활용 효율성이 매우 높다. 금 광산 원석 1t에서 채취되는 금의 양은 전 세계 평균 4g정도에 불과한데 반해 휴대전화 1t에 포함 되어 있는 금은 약 70배인 280g에 달한다. 광석을 사다가 제련하는 것보다 전자 폐기물을 처리해서 금을 채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도시광산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기업과 정부는 적극적으로 사업에 대처하고 있다.
마쓰시타 그룹은 작년 2월 자회사인 마쓰시타 에코 테크놀로지 센터를 통해 가전제품 폐기물 중금속만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가전제품 폐기물 중 총 중량의 20%는 플라스틱이나 금속의 혼합물이라는 이유로 소각되거나 매립 방식으로 처리됐지만 신기술은 가전제품 폐기물의 100% 재활용을 실현했다. 현재 이 회사는 연간 약 70만대의 가전제품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도와 홀딩스 산하의 고사카 제련 공장도 한개의 용해로로 다양한 금속 자원을 회수할 수 있는 신형 설비를 개발했다. 종전에는 용해로 세 개를 연결해야 했던 것을 하나의 용해로를가지고 작업할 수 있게 돼 연간 10만t 이상의 생산량 증대를 이뤄냈다. 이 회사는 용해로의 성능 고도화를 통해 복사기의 감광 드럼에 쓰이는 셀렌 등 18가지의 금속을 뽑아내고 있다.

닛코 금속도 100억엔을 투입, 이바라키현 히타치 공장에 도시광산 전용 설비를 도입했다. 이 설비로 연간 금 500kg, 인듐 6t을 회수할 계획이며, 구리와 아연 역시 재활용해 신형 전자 제품의 원료로 쓸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노력도 적극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희소 금속 쟁탈전이 국가경제에 직결된다고 인식한 일본 정부는 도시광산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리사이클링 규제의 범위를 대형가전 및 자동차에서 휴대전화 등 소형가전제품으로 넓히고 폐기물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달라진 사업의 위상=폐기물을 관련 사업은 그 자체가 성장 동력이 됐다. 시장 조사기관 싸이클로프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전세계 생활 폐기물 시장 규모는 약 1200억달러, 유독성 폐기물을 제외한 산업 폐기물 시장은 1470억달러로 추정했다. 두 시장을 합치면 370 조원이 넘는다.

시장 규모에 맞게 폐기물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다국적 거대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베올리아 환경 서비스(Veoloa Environment Service)를 위시해 웨이스트 메니지먼트(Waste Management), 수에즈(Suez Environment)와 같은 기업들은 연간 매출이 우리 돈으로 10조 원에서 약 20조 원에 이르는 거대 기업들이다.

폐기물 처리분야의 대표 기업 베올리아는 1953년 생활 폐기물 취합 서비스를 시작으로 환경 사업에 진입한 이래 1967년 소각로 사업에 진출하고 1975년 독성 폐기물 처리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대체에너지 생산, 비료화 사업, 리사이클링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폐기물 관련 전 분야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는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21세기 들어 폐기물 사업 환경이 고수익 대기업형으로 변화함에 따라 베올리아 매출은 2003년 59억유로에서 2007년 92억 유로로 연평균 12%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률도 6.5%에서 8.7%로 향상됐다.

베올리아와 같은 글로벌 폐기물 전문 기업의 성장은 폐기물 처리 산업이 더 이상 고물상 영세 사업이 아닌 대기업형 수익 사업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프랑스에는 1999년 4700여개의 재활용 관련 기업이 존재했지만 2006년에는 27.6% 줄어든 3400여개 기업만이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은 4개 주요 업체가 폐기물 취합 시장의 45%, 재활용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폐기물 산업은 규모의 시장이 마련된 것이 얼마 안돼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폐기물 사업 환경은 여전히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 동력인 규모의 경제 실현, 기술 발달, 규제 강화가 우리 시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고, 사업을 위한 기본 토양이 아직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유호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업들도 부단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폐기물 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개별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나, 기술 개발 지원 보다는 시장을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규제와 실현 목표를 선진국 수준으로 제시해 자생적인 시장 창출을 유도하고, 국가 차원에서 직접적인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지자체의 관련 사업을 통합해 시장의 기술 역량과 운영 노하우를 고취시켜 한국 폐기물 산업의 자생적인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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