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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北 태도…'괴뢰패당'서 '문재인 대통령'으로 순화

최종수정 2018.01.03 16:06 기사입력 2018.01.03 16:06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북한이 3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경색되던 남북간 대결구도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대북제재 속에 한국정부를 줄곧 '괴뢰정부', '괴뢰패당' 등으로 표현하던 것을 순화해 '남조선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등으로 표현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이처럼 순화된 표현을 쓴 것은 노무현 정부 이후 처음이다.

 

이날 북한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조선중앙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면서 "평창올림픽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하여 해당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에 연계하도록 3일 15시(서울시간 3시30분)부터 북남 사이에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할 데 대한 지시를 주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직접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힌 신년사에 대해 청와대가 환영의사를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지지와 실무대책 수립을 지시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특히 리 위원장의 발표 전문에 등장한 우리 정부에 대한 표현이 '남조선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으로 표기된 것은 노무현 정부 이후 처음이다. 이날 리 위원장은 발표 전문 첫머리에서 "지금부터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영도자 김정은동지의 위임에 따라 평창올림픽경기대회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우리의 제안에 대한 남조선청와대의 공식입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따른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겠습니다"라고 밝히면서 그동안 주로 써온 '괴뢰'란 표현을 일절 사용치 않았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을 발표한 이후 남북 경색을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동안에도 북한을 줄곧 우리 정부를 두고 '괴뢰 청와대', '괴뢰 패당' 등 과격한 표현을 써왔다.

 

사실 북한의 대남 비방 수위는 우리나라 정권에 따라 변해왔고, 특히 남북간 대결국면이 강화된 정부시기엔 격한 표현들을 사용해왔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시기에는 '파쇼도당', '괴뢰도당', '부정부패 왕초', '역도' 등 매우 과격한 수식어를 썼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치매춘부', '정치협잡배', '사대매국노', '문민역도' 등의 거친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했다.

 

표현이 잠시 유화적으로 변했던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기였다. 이때도 6.15 공동선언 이전까지는 '파쇼광신자', '괴뢰통치배' 등 비방 일색이었다가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남조선 집권자'로 순화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에 이르러서야 직접적으로 이름을 거명하며 비난하는 걸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박근혜 정권 때까지 북한은 과격한 비방표현을 재개해왔다. 김정은의 집권 이후에는 강도가 더 세져, '괴뢰역도', '정신병자', '불구대천의 원수' 등 이전보다 더 심한 비방 표현을 사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기에는 '악근혜', '악담을 퍼뜨리는 아낙네', '온 국민을 다 잡아먹을 마귀' 등 역시 강도높은 비난을 일삼아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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