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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부산국제영화제, 그 성공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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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6회째입니다. 오는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이야기입니다. 올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는 익숙했던 PIFF(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라는 이름 대신 BIFF(BUSAN INTERNATINONAL FILM FESTIVAL)로 불리게 됩니다. 부산의 영어 표기가 ‘Pusan’에서 ‘Busan’으로 또 다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에야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아시아 영화 최대 축제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1회가 시작되던 1996년만 해도 이런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던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일반 대중뿐 아니라 영화계 안팎의 관계자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 일쑤였습니다. 사정은 이랬습니다. 한국 영화의 발상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1960년대 이후 수도권 집중 현상의 심화로 부산은 영상 인프라가 전무했습니다. 게다가 20세기 후반 동북아시아의 영화제의 헤게모니는 정부의 든든한 자금 지원을 받는 도쿄국제영화제와 홍콩국제영화제가 양분한 상태로, 더 이상은 파고 들어갈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또한 1회 영화제가 열릴 9월 13일부터 21일까지의 기간은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북미의 신흥 강자로 올라서던 토론토국제영화제 기간과 교묘히 오버랩 됐습니다. 누가 봐도 승산 제로의 게임임에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모든 것을 기우로 돌렸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영화제들이 일반인들이 배제된, 철저히 영화인들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였던 반면, 부산국제영화제는 단순한 영화 관람의 형태를 탈피해 일반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새로운 영화제 문화를 시도했습니다. 또한 중국·일본·대만 등 기존 아시아 영화의 맹주들 외에도 태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새로운 아시아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포커싱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당시 일본과 중국 등에 밀려 전혀 맥을 못 추던 한국 영화들의 해외 창구 역할을 비로소 시작한 곳도 부산국제영화제입니다.

남포동과 광복동 일대의 낡은 극장들을 빌려 31개국 169편의 영화를 상영하던 ‘소박한’ 규모로 문을 연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70개국 307편의 영화 상영 규모의 ‘매머드’급으로 올라섰습니다. 영화제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세계 최초 개봉작인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는 무려 135편이나 됩니다. 경제적 가치도 상당합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제적 가치가 자동차 5000대 수출하는 것 혹은 26개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것에 육박한다는 통계를 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하면 된다’는 식의 뚝심과 빈 구석을 잘 치고 들어간 ‘똑똑한’ 기획력이 일궈낸 놀라운 결과물일겁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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