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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新갈라파고스 증후군에 허우적거리는 여의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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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안철수 바람'이 여의도를 휩쓸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선거철마다 여야의 영입제의가 끊이지 않았던 매력적 인물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의 대중적 인기와 정치적 잠재력은 엄청났다. '출마를 고민 중'이라는 말 한마디에 여야의 유력 후보들이 추풍낙엽처럼 추락했다. 불출마 선언 이후에는 본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차기 유력주자로 급부상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차기 지지율 1위를 독주하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도 허물어졌다. 여야의 유력 차기주자들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랫동안 불철주야 노력해온 것과 비교해보면 안철수 교수의 수직상승은 다소 황당하게 여겨질 정도다.

이른바 '안풍(安風)'이 태풍으로 진화할 지 미풍에 그칠 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분명한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는 점이다.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구를 둘러본 여야 의원들 역시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가장 많았다고 고백한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입만 열만 민생을 외친다. 서민경제를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다짐은 늘 구두선이다.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정치는 한마디로 정쟁이다. 해외토픽에나 나올만한 몸싸움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예산안 처리는 물론 주요 쟁점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주먹다짐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은 80년대 세계경제를 주도하며 최강국인 미국 경제까지 위협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장기복합 불황의 기나긴 늪에 빠졌다. 특히 IT산업 등 제조업 분야에서 자국시장에 안주하며 자신들만의 표준을 고집하다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세계시장에서 고립됐다. 이른바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다. 남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가 육지에서 고립돼 고유한 생태계가 형성된 것을 빗댄 용어다.

국민은 지쳐있다. 치솟는 물가에 허리가 휘는 교육비, 숨이 턱턱 막히는 전셋값 등등. 하지만 우리 정치는 여의도라는 작은 섬에 고립돼 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다보니 국민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한 대상에 불과하다. '여의도정치'라는 표현이 부정적 뉘앙스를 지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장 보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도 예정돼있다. 정치권은 선거에 연연하기보다 국민들과 먼저 소통해야 한다. 국민들은 매년 4월 벚꽃축제가 열리면 여의도를 찾지만 정치권은 여의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야를 패닉에 빠져들게 만든 안풍이 태풍으로 커질 지 아니면 미풍으로 사라질 지 그건 오롯이 정치권의 몫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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