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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반값등록금 빌미로 '갑질'하는 서울 시민들

최종수정 2016.02.23 11:06 기사입력 2016.02.23 11:06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반값등록금 덕에 등록금 부담은 줄었지만 인근 주민들이 '너희들이 학교를 누구 덕에 다니는 줄 아냐'며 갑질을 해댈 때는 차마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

 

22일 서울시립대 교정에서 들어 본 '박원순 학번' 졸업생들의 생생한 증언이다. 졸업생들은 반값등록금 덕에 수업을 빠트리면서까지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경험을 겪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허리가 휘청이는 부모들의 고통이 줄고 사회 봉사 활동도 늘어나는 등 행복한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반값등록금을 빌미로 '갑질'을 해대는 서울 시민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심정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한 졸업생은 시립대 주변 주민들이 '세금'을 빌미로 자행한 텃세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일례로, 최근 시립대 내부 커뮤니티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면 학생들이 축구장을 사용하려다 주민들로부터 "너희들이 어떻게 이 학교를 다니는지 아느냐"며 구박을 당하고 쫓겨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은 학생들 위주로 운영되어야 할 각종 학교 시설을 개방해달라거나 심지어 수업 개방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밤에 문을 닫지 말고 학교 화장실을 개방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내 돈을 더 내더라도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다", "반값등록금도 좋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시립대에 온 게 무슨 죄라도 되냐"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 시립대에 온 것이지 시 정책에 대한 보답을 하러 온 건 아니지 않느냐는 항변이다.

 

이런 학생들의 지적을 박원순 서울시장도 안 걸까? 박 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기성세대들의 청년들에 대한 '꼰대질'을 사과했다. 흙수저 세대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가슴 아픈 현실에 공감하고, 청년 수당 등 청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같은 박 시장의 뜻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 지, '박원순 학번'들과 함께 지켜보자.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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