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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디지털무역플랫폼 수출과 신흥국의 경제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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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현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한진현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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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25%, 국민총생산 20억 달러 미만,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 세계면적의 0.07%,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 미국의 외교잡지 포린 어페어스는 1960년 우리나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면서 "한국의 경제적 기적 가능성은 전혀 없다. 만일 한국경제가 인구증가율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성장한다면 기적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경제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짧은 기간에 빈곤과 저개발에서 벗어나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바라보는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경제발전은 빈약한 자원, 협소한 내수시장 등의 핸디캡을 무역진흥을 통해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수출품을 만들려는 기업의 노력에다 무역 인프라를 개선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더해진 덕분이다. 1992년 정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주축이 돼 구축한 서류없는 '전자무역(Paperless Trade)' 시스템은 수출입절차 간소화로 매년 6조원 이상의 수출입 부대비용을 절감해 한국무역에 날개를 달아줬다. 더욱이 최근에는 수출을 지원하던 프로세스였던 '전자무역'이 전자상거래까지도 포함하는 '디지털무역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돼 그 자체가 수출품이 되고 있다.
세계 최빈국에서 단기간 내에 고속 성장한 한국의 무역신화는 신흥국들의 롤 모델이며,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자무역시스템 또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미 몽골, 탄자니아 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우리 시스템을 도입했고, 최근에는 유라시아,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10여개 국가의 고위 관료들이 한국을 방문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신흥국들은 단순한 수출입부터 물품의 조달, 선적과 통관 및 검사ㆍ검역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패키지화된 수출입 프레임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시스템이나 플랫폼의 수출은 상품이나 일반 서비스 수출보다 부가가치나 연관 파급효과가 훨씬 크다. 우리 플랫폼을 수출하는 것은 곧 상대방 국가의 수출입 프레임을 우리 스타일로 만드는 일이며 무역거래에서의 선점을 의미한다. 즉, 우리기업들이 현지에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게 하는 이점이 있다. 그동안 필자의 회사가 전자정부사업의 일환으로 조달청의 협조를 받아 르완다, 요르단 등 6개국에 구축한 전자조달시스템은 진입장벽이 높기로 소문난 해외 조달시장에 우리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된 셈이다.

최근 우즈벡 정부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무역 플랫폼 구축 및 활성화 사업도 같은 맥락이다. 우즈벡에 수출될 한국형 플랫폼은 우리기업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무역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줘 우즈벡에 더 많은 한국 상품의 수출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우즈벡은 한국의 우수한 ICT기술과 전자무역시스템을 통해 자국기업의 해외수출을 촉진하고, 나아가 한국기업과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다. 우즈벡은 이달 말 자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eTrade Platform) 도입이 결정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의 무역액이 3년만에 다시 1조달러를 달성할 것 같다. 이는 우리가 세계 무역대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의미가 있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디지털무역시스템이 한국의 무역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듯이, 많은 신흥국에 수출돼 그들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길 희망해 본다. 즉 선진국과 신흥국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특히 후발 개도국과 성장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유리하게 해줄 한국형 무역플랫폼의 수출에 이제는 정부와 유관기관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진현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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