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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與黨의 통합 불감증

최종수정 2018.01.19 09:43 기사입력 2018.01.05 10:17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지난 3일 통합추진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신설 합당 방식으로 2월 중에 통합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양 당의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집권 여당은 천하태평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70%를 전후한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 지지율이 6월 지방선거 때까지 유지될 것이란 확고한 믿음을 가진 듯하다.

선거 환경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편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내비친 것을 계기로 남북한 관계가 해빙기로 접어들 조짐이다.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그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체감경기도 호전될 것이 분명하다. '촛불혁명' 이후 국민의 주권의식이 고양된 가운데 개헌론 역시 정부ㆍ여당이 주도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여전히 강렬하다. 이 모든 변수가 결합해 여당의 압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로 이런 전망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로 하여금 통합을 추진하게 만든 핵심 변수이기도 하다. 4자 구도로 지방선거를 치르면, 지난 대선 때처럼 표의 분산으로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란 판단이다. 3자 구도에서도 여당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선거연대를 한다면, 양자 구도로 선거를 치를 수 있고, 승리 가능성도 그만큼 더 높아진다. 유승민 대표가 통합 이후 자유한국당과 선거연대 필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통합파만 묵시적으로 동의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안 대표는 한국당과 선거연대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긴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41.08% 득표율로 집권에 성공했다. 이어 2위가 홍준표 한국당 후보(24.03%), 3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1.41%), 4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76%)의 순이었다. 문 대통령을 제외한 세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2.2%다. 통합신당이 창당 후 한국당과 선거연대까지 이루면 민주당 후보군을 압도할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오는 근거다. 참고로 지난해 12월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44%, 한국당 12%, 국민의당 5%, 바른정당은 8%가 나왔다. 세 야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25%에 불과하다. 5월 대선과 비교하면 더 불리해진 상황이지만, 투표일에 임박하면 지지층 결집 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날 것으로 봐야 한다. 잘하면 이길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만 하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이 다가온 가운데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여전히 샛문을 열어놨다며 추가 복당을 유발하는 중이다. 반면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눈길 줄 일 없다며 복당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바른정당에서 6명만 추가로 한국당으로 복당해도 원내 1당 자리를 빼앗긴다. 호남 일부 의원을 제외한 상태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고 나면,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신당과 협치 구조를 만들기는 더 어려워진다. 호남 일부 의원들이 또 다른 제4당을 만들면 국민의당보다 더 모시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지방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민주당으로서는 국회운영 환경이 더 악화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지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강 건너 불 보듯 한다. 한국당처럼 이삭줍기에라도 신경을 쓸 법한데, 올 테면 오고 말 테면 말라는 식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을 단순 비교하더라도 갭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갭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민주당은 여유만만이다. 물밑으로 국민의당 일부 의원의 복당을 추진 중이라는 말이 들리긴 하지만, 사실상 정계 개편이 시작된 국면에서 공식적 대응이 없는 것은 정치사에서도 유래가 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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