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사령탑을 맡을 관계장관회의를 신설한 것은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과 산업 전체 구조개편을 위해 정부가 공적 기구를 통해 총괄조정하면서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과거 대기업 구조조정은 그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채 밀실회의에서 결정되곤 했다. 이번에 신설한 관계장관회의는 모든 구조조정 관련 정책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 국민적 공감 속에서 산업 개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정부 출자와 한은의 펀드 간접출자를 병행키로 한 것은 중앙은행 발권력 동원에 반발한 한은과 비판적 여론을 반영한 절충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발권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그에 맞먹는 효과를 거두면서 구조조정 또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구조조정의 속도 못지않게 파생될 부작용의 최소화도 중요하다. 정부는 수년간 4조5000억원을 STX조선에 투입했지만 회사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뼈아픈 실패를 범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사실상의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정확한 판단 아래 면밀한 추진계획을 짜야 한다. 실업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세워 구조조정의 충격을 완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구조조정의 성패는 조선과 해운의 차원을 넘어서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점을 정부 당국자와 국책은행, 해당기업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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