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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바꿔야 산다 '개명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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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쓴 회사 이름, 그들은 왜 바꿀까

기업·브랜드 이미지 쇄신 위해 창사 때 쓴 이름도 과감히 버려
DB손보 사명변경 후 영업 비약적 성장, ABL생명은 변경후 트리플크라운
인지도 다시 쌓는 시간·비용 들지만 실적 개선 효과가 더 커

보험사, 바꿔야 산다 '개명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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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전경진 기자] '제일생명-알리안츠제일생명-알리안츠생명-ABL생명'.

국내에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다음으로 오래된 생명보험사인 제일생명(1954년 설립)의 사명 변천사다. 두차례의 인수ㆍ합병(M&A)을 거치면서 사명이 바뀌었다. 사명변경은 그동안 쌓아 온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를 한번에 버려야 하는 아픔이 뒤따른다.

ABL생명이 알리안츠생명 간판을 떼기로 결정한 데는 한때 자산 규모 업계 4위에서 만성적자로 12위까지 밀려난 점도 작용했다. ABL이 새롭게 변신한 첫해인 지난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흑자 전환, 민원건수 업계 최저, 지급여력비율(RBC) 안정적 지속'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ABL 사례에서 보듯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사명 변경은 결정적인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개명을 통해 자신의 미래가 장밋빛 인생으로 펼쳐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험사들도 같은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이다.

보험사가 간판을 바꾸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M&A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바뀌면서 상호를 바꾸기도 했고, 브랜드 상표권이 만료되거나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간판을 바꿔 단 보험사들도 많다.

이런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사명 변경의 가장 큰 배경으로 경제적인 효과를 꼽는다. 보험업 특성상 장기 계약이 많아 사명이 바뀌었다고 바로 계약이 줄어들거나 이탈자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올 연말 상표권 계약 만료를 앞둔 ING생명이 굳이 현 상표를 유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영업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사진=ABL생명 사옥

사진=ABL생명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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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사명을 변경한 DB손해보험과 ABL생명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말 동부화재에서 변신한 DB손해보험은 사명 변경 후 첫 달인 12월에 기록한 원수보험료 실적이 지난해 최고치(1조919억원)를 달성했다. RBC도 201.6%를 기록하면서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ABL생명은 사명 변경후 당기순이익이 26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연환산보험료는 전년 대비 2.4배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9.5%포인트 증가했다. 보험계약 10만건당 민원발생 건수는 1.88건으로 업계 최저 기록했다. 알리안츠 시절 부실 이미지를 모두 털어낸 셈이다.

과거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국내 최초의 생보사인 대한생명(1946년 설립)을 인수하고 2012년 사명변경 후 3개월 만에 초회보험료가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올랐다. 2002년 한화그룹에 인수 당시 29조원이던 자산은 2016년100조원을 넘어섰다.

KB손해보험도 범한해상, 럭키화재, LG화재, LIG손해보험 등 4차례의 사명 변경을 거치면서 손보업계 4위권으로 도약했다.

다만, 사명을 바꾼 보험사의 가장 큰 걱정은 인지도를 다시 쌓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올리는 데 막대한 비용도 들어간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사명 변경은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위험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새롭게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 영업 실적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며 "기존 브랜드와의 연결고리를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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