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단장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해군골프장에서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미국 예비역 대령인 친구의 안내로 라운드 기회를 얻었다. 태평양의 상큼한 바닷바람에 흐드러지게 핀 이름 모를 들풀들의 향기가 후각을 자극한다. 캘리포니아 오크트리와 팜트리, 소나무, 백일홍 등 잘 자란 나무 숲 사이에 꽃과 녹색 잔디가 잘 어우러져 플레이어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미국의 군부대 코스들은 대부분 군인이나 군속의 체력단련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평탄하면서도 쉬운 편이다. 지루함을 없애고 긴장감을 주기 위해 대형 연못이나 벙커를 군데군데 배치한 게 전부다. 페어웨이 좌우에는 물론 질긴 러프가 도사리고 있어 티 샷의 정확도에 따라 차별적인 보상을 해준다. 프로 선수들조차도 티 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온 그린' 확률이 뚝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러프다.
아웃오브바운즈(OB) 말뚝을 볼 수가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국내 골프장은 하얀색 OB말뚝을 수두룩하게 꽂아 특설 티(OB티)로 유도한다. 빠른 진행이 목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고 만회할 기회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초반 3개 홀은 어렵다. 전장도 길고 벙커와 나무가 페어웨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정확도가 생명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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