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아직까진 괜찮아, 아직까진 괜찮아, 아직까진 괜찮아. 추락하는 건 중요한게 아냐. 어떻게 착륙하느냐지."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이 1995년에 만든 영화 '증오'는 이런 대사로 시작한다. 50층 건물에서 추락하는 남자가 이렇게 중얼거린다며….
20년 전 반항기 가득한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는 탓에 '국가 부도의 날'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나온 뱅상 카셀은 낯설었다. 배우가 영화 속에서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20년 전 철부지가 이제는 군림하는 존재로 변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아마 이 영화가 20년 전 외환위기가 우리네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였기 때문에 뱅상 카셀의 이미지 변신이 강하게 느껴졌으리라.
외환위기가 우리네 삶을 얼마나 바꿔 놓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가 허준호다. 그는 선량한 공장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부려먹는 공장주로 바뀐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아들과의 통화에서 절대 그 누구도 믿지 말고 너만 믿으라고 충고한다.
1997년 겨울 문턱,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그 시간에 대학 새내기였던 나는 동아리 사람들과 학교 앞 호프에서 맥주를, 아니면 좌판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군대를 제대한 후 만난 새내기 후배들은 도서관을 점령하고 있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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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에 찍힌 가격 보고 충격"…스타벅스·맥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