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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플레이그라운드]"제대로 규제해달라" "제도권 금융처럼" "배보다 배꼽"…달라진 블록체인계 '말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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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재 파운데이션엑스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황성재 파운데이션엑스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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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정부와 국내외 경제단체에서 전문성 있는 규제를 해달라."(마니 에가르 퀀텍스 회장) "제도권 자금이 유입될수록 베어 마켓(하락장)에서 긍정적 방향으로 갈 수 있다."(황성재 파운데이션X 대표)"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으니 사업 구상 과정에서 비용 문제를 검토해보기 바란다."(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주식시장 전망 세미나장이나 펀드 상품 설명회장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와 가상통화 시장 상황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모인 포럼장에서 나온 말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블록체인 플레이그라운드 2018'에서 나온 주요 발언을 모았다.

마니 에가르 퀀텍스 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마니 에가르 퀀텍스 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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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있게 규제해달라"=잠재성은 큰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불확실성에 싸인 시장. 캐나다 가상통화 거래 활성화에 기여한 전문가가 본 블록체인 세상의 현주소다. 가상통화는 물론 블록체인 서비스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워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생태계 개발은 물론 기업가와 투자자의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이 모호한 규제에서 나온다는 진단이다.
에가르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 인재 육성, 프로젝트 초기 자금조달을 위한 투자, 지식공유 및 기업가 정신 문화 양성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입안이 필요하다"며 "블록체인 업계는 물론 가상통화, 정부,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리더들이 법제 조정을 위한 논의를 통해 투자자들이 최선의 대안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가상통화의 본질이 시장에서 필요한 곳에 돈을 융통하는 자금 흐름을 유도하는 데 있다고 짚은 이승명 부대표의 일침에도 청중들은 주목했다. 금융(金融)의 본질과 궤를 같이하는 시각으로, 자금을 적재적소에 융통하는 일을 위해서라도 정교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했다.

이 부대표는 "규제가 강해질수록 금융시장처럼 가상통화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며 "가상통화의 본질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 돈을 보내는 데 있는데, 이를 위해 정보 비대칭성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이치는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이승명 스트리미 공동창업자 겸 부대표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는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소통', '매칭', '만남'을 주제로 벤처캐피탈, 블록체인 프로젝트 기업, 예비창업자 등이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고 각각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는 '축제의 장'이다./윤동주 기자 doso7@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이승명 스트리미 공동창업자 겸 부대표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는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소통', '매칭', '만남'을 주제로 벤처캐피탈, 블록체인 프로젝트 기업, 예비창업자 등이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고 각각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는 '축제의 장'이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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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기업에 영업도 할줄 알아야"="블록체인 생태계는 3층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술층-지배구조층-비즈니스층이다. 이 중 비즈니스층은 2단계인 지배구조층의 '토큰 이코노믹'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으며 실제 기업들과의 영업을 통해 (블록체인 업계가 주도적으로) 거래를 끌어낼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황성재 대표의 사뭇 비장한 통찰엔 블록체인 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제도권과의 비즈니스 모델(BM) 구축에 힘써야만 하는 업계의 상황이 담겨있다. 사용자들의 합의로 분산(탈중앙)화된 거래 생태계를 만드는 1단계 기술층, 구성원의 합의로 만들어진 프로토콜 위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2단계 지배구조층 구현만으로는 산업 활성화를 하기에 부족하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토큰 이코노믹 만으로는 반응하지 않는 비즈니스가 (블록체인 세상 밖에는) 많은데, 예를 들어 보험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려면 제도권 보험사와 협업해야 하고, 이들을 향한 영업도 해야 한다"며 "많은 블록체인 플랫폼 실무자들이 이 같은 비즈니스 경험과 철학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비단 기업 영업만은 아니다. 가상통화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제도권 금융시스템을 참고하고, 나아가 이들 자본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 대표는 블록체인 등록 펀드 숫자가 최근 늘고 있는 것은 기존에 블록체인 산업에서 성공한 젊은 기업가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벤처캐피털(VC) 펀드들로부터 비롯된 변화라고 했다.

그는 "지난 7월 말 기준 크립토펀드가 약 466개 만들어졌는데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개설된 것"이라며 "지금의 베어마켓에서 반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key)가 제도권 자금이고, 이 자금이 유입될수록 (가상통화 시장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명 스트리미 부대표도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투자하는 등 지난해부터 꾸준히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통화 시장에 들어오려 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내년 중 가상통화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김민규 리걸블록 공동창업자 겸 대표가 '블록체인, 혁신을 말하다'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는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소통', '매칭', '만남'을 주제로 벤처캐피탈, 블록체인 프로젝트 기업, 예비창업자 등이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고 각각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는 '축제의 장'이다./윤동주 기자 doso7@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김민규 리걸블록 공동창업자 겸 대표가 '블록체인, 혁신을 말하다'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8 블록체인 플레이 그라운드'는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소통', '매칭', '만남'을 주제로 벤처캐피탈, 블록체인 프로젝트 기업, 예비창업자 등이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고 각각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는 '축제의 장'이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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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되지 않게 비용 신경써야"="제시한 아이디어 중 정작 프로그램인 버그 바운티보다 프로젝트 풀에 드는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는데, 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형중 고려대 교수는 블록체인 보안서비스 관련 BM을 제시한 대학생 참가자에 대해 이 같이 조언했다. 참가자의 핵심 아이템인 버그 바운티보다 프로젝트 풀에 드는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날 참여한 대학생 네 명에게 다른 멘토들도 일관적으로 건넨 질문이 비용 문제와 기관 영업 문제였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 "미처 생각지 못했다"라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다.

참가자 중 하나인 고려대 '블록바운티'팀 멤버는 화이트해커가 정보를 다른 곳으로 빼돌리지 않게 이들 환심을 사는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바 있다.

불필요한 사업 비용 계상만큼이나 소모적인 '계약 및 거래 비용'에 대한 통찰도 제시됐다. 2부 '블록체인 혁신을 말하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경연자로 참여한 김민규 리걸블록 대표로부터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으로 계약·거래분쟁 관리할 수 있다고 호언했는데, 이 같은 갈등 조정 과정이야말로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이 법과 무관치 않다는 그의 철학에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분쟁 해결 기준이 되는 계약서를 잘 작성하는 것뿐 아니라 계약서와 거래 과정을 잘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계약과 거래 과정을 잘 관리하려면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 법률시장이 6000억달러(약 677조원)에 달해 계약 분쟁이 잦다. 위·변조된 계약서와 자료를 줄이는 것이 필수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이 있다면 누구나 보안을 갖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 시대에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것"이라며 "미래에 계약을 할 때 어떤 계약서가 가장 효율적인지, 법적 사건에 말리면 어느 조항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꿈"이라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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