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 코로나19 바이러스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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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구충제가 암 치료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호주 모니쉬대 생의학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3일 미국 머크사가 개발한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버멕틴이 48시간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세포배양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를 주도한 카일리 왜그스태프 모니쉬대 생의학발견연구소 박사는 "한 차례 투여에도 24시간 만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RNA(유전물질) 전부가 없어졌다"며 "48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세포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5000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버멕틴은 다양한 기생충을 구제하는 데 쓰는 구충제 성분이다. 이, 옴, 강변 실명증, 분선충증, 림프 사상충증 및 기타 기생충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으로 저개발 국가에 무승 보급돼왔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버멕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만큼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입증되지 않은 효과를 기대하고 구충 외 목적으로 구충제를 사용해선 안 된다"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통해 구충제를 남용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약사회도 "이버멕틴이 인체에서 적정하게 작용하는지가 공식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버멕틴 성분 동물용 구충제를 판매할 경우 반드시 구매자에게 용도를 확인해달라고 회원 약국에 알린 상태"라고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해당 논문은 이버멕틴을 사람에게 투여해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라며 "약제에 대한 연구단계의 제언이며 임상에 검증된 결과가 아니므로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