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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화웨이'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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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연차보고서에서 찾은 경영진의 사진. 왼쪽 5번째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이며, 왼쪽 의자에 홀로 앉은 이가 창업주의 딸인 멍 완저우 부회장이다. 멍 완저우는 현재 대이란 재제 위반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화웨이 연차보고서에서 찾은 경영진의 사진. 왼쪽 5번째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이며, 왼쪽 의자에 홀로 앉은 이가 창업주의 딸인 멍 완저우 부회장이다. 멍 완저우는 현재 대이란 재제 위반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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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화웨이의 주인은 누구인가?”


지난 25일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서는 이 간단한 질문을 두고 90분 간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외신들은 화웨이의 실질 오너가 누구인지 집중 추궁했다. 중국 정부가 화웨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캐기 위해서다. 이는 미국이 제기하는 화웨이 5G 장비의 보안 논란을 풀 수 있는 열쇠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로 미국의 비밀을 캘 수 있다며 자국 내 도입을 금지한데 이어, 서방 국가에 화웨이 도입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 있던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화웨이가 미국과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두고 격돌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질문의 대답은 매우 간단했어야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대체 화웨이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 질문은 최근 미국 대학이 발간한 보고서가 발단이 됐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누가 화웨이를 소유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베트남의 풀브라이트 대학에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로스쿨의 도널드 C. 클락 교수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화웨이의 지분 관계를 통해 화웨이가 국영기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비상장회사로 지분 1%는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가 보유하고 있다. 이어 직원들로 구성된 무역노조위원회가 99%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 무역노조위의 실체는 밝혀져 있지 않다.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구성원, 리더가 누구인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직원들이 보유한 지분도 화웨이의 수익을 분배하기 위해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이같은 근거를 들어 "직원들이 화웨이를 소유한다고 볼 수가 없다"라며 "중국 노조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화웨이의 무역노조위가 중국 내 다른 기업의 그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본다면 화웨이는 국영기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냈다.


화웨이의 무역노조위는 중국 선전시 정부의 노조에 등록돼 있다.


화웨이의 주인은 누구인가 보고서에서 발췌

화웨이의 주인은 누구인가 보고서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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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서류상 노조가 소유"

NYT는 이날 화웨이 이사회의 수석 비서관인 장 쉬셍(Jiang Xisheng)도 보고서의 지적처럼 화웨이는 서류상으로 무역노조위의 소유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쉬셍은 무역노조위가 "한 직원의 건강상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화웨이 내 농구 클럽을 운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적인 경영권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노동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쉬셍의 발언을 더욱 자세히 풀어놨다. 쉬셍은 무역노조위가 직원들의 주식을 관리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봤다. 중국의 경우 유한회사의 경우 50~200명의 주주를 둘 수 있는데 화웨이 직원(18만8000명)은 이보다 많아 일종의 가상 주식을 배분하고 이를 무역노조위에서 관리만 한다는 것이다. 무역노조위가 화웨이의 대주주지만 경영은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쉬셍은 NYT에 가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이 명부, 즉 직원 명단이 소장된 공간을 보여주기도 했다. 쉬셍은 자물쇠로 잠긴 유리관 안에 소장된 블루북을 가리키며 "화웨이가 독립적인 경영을 한다는 증거"라고 했다. 10권으로 된 블루북은 가상 주식을 가진 직원들의 명부가 담긴 책이다.


하지만 NYT는 "이같은 답변은 더욱 화웨이가 누구의 것인지 모호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또 "수년간 제기한 워싱턴의 의심을 풀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화웨이가 설립된 이래 지난 30년간 단 한번도 지분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고 심지어 직원이 나가면 지분을 사들이기까지 한다는 점에서 화웨이가 누구의 손에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쉬셍은 "화웨이의 지분은 직원들만 가질 수 있다"며 "중국 정부를 포함한 외부인도 가질 수 없다"고 답했다.

화웨이의 사업부문 조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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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누가 경영하는가

이외에도 NYT는 화웨이 장비의 보안 논란이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화웨이의 태도가 돌변한 점도 의심스럽게 봤다. 화웨이는 논란 이후 처음으로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또 미국·한국 등 외신을 본사로 불러 보안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이중 일부에게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런정페이 회장과의 인터뷰를 주선하기도 했다. NYT는 이같은 움직임은 화웨이에 대해 비판적 의식을 가진 이들의 의문을 해소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WSJ는 "화웨이는 직원들이 소유한 회사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보인다"라며 "복잡한 화웨이의 지분 구조를 보면 베이징으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어 "군인이었던 런정페이 회장이 경영의 중요한 권한을 쥐고 있다는 점만 확인시켜줬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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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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