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복지부 전공의법 미준수 첫 행정처분에 현장 시선 '싸늘'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수련규칙 위반 항목 개수 상관없이 과태료 동일…"의료전달체계 개선 시급"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신모(33)씨가 당직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신모(33)씨가 당직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병원이 전공의 수련규칙 1개 항목을 위반했든 8개 항목을 위반했든 과태료는 동일하다. 이런 제도적 구멍으로 솜방망이 처벌이 우려된다."(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보건복지부가 최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미준수 수련병원 94곳에 대한 첫 행정처분에 나섰지만 과태료가 최대 500만원으로 크지 않고, 향후 시정명령 이행에 대한 강제성도 부족해 병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과태료를 병원별로 부과하기 때문에 수련규칙 1개 항목을 위반했든 복수로 위반했든 과태료가 같은 상황"이라며 "병원별 부과방식을 과별로 변경해 병원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 76% '전공의법' 미준수= 복지부의 수련환경평가 결과 전체 수련기관 244곳 중 94곳(38.5%)에서 전공의 수련규칙 일부를 미준수했고, 상급종합병원 전체 42곳 중 32곳(76.2%)에서 수련규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행정처분으로 전공의법을 미준수한 수련병원은 최저 10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며, 3개월 내 시정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수련규칙 평가항목은 ▲주당 최대 수련시간 ▲최대연속 수련시간 ▲응급실 수련시간 ▲야간당직일수 ▲당직수당 ▲연속수련 간 최소 휴식시간 ▲휴일 ▲연차 휴가 등 8개다. 실제 행정처분을 받은 수련병원 94곳 중 4개 항목 이상 위반한 병원은 30곳에 달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병원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련기관 지정취소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시행명령 이행 여부에 대한 현지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이행기간 종료 후 복지부가 병원의 이행 여부를 점검 한다지만 현지점검이 아닌 서류상 점검으로 끝난다"면서 "이런 구조로는 이행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쏠림 심각…"입원전담전문의 확대해야"= 의료계에서는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수련교육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어렵다보니 병원에서는 기피자리가 된 지 오래"라면서 "주요 보직으로 위상을 격상하고 각 과별로 업무 특성을 반영한 적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보고 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전국의 환자들이 몰리고 이로 인해 전공의가 맡는 환자수도 과도해졌다"면서 "경증의 환자가 종합병원을 찾는 등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병원에서도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에 행정처분을 받은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해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응급수술과 중환자가 많은 외과 등에서 생사를 다투는 환자가 눈 앞에 있는 상황에서 의사가 환자를 외면하고 갈 수는 없지 않냐"고 토로했다. 이어 "법과 현장의 괴리가 심한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 확산 등 여러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향후 시정명령 이행에 대한 수련병원 전체에 대한 현장점검은 인력 등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전협이 제기한 수련규칙 항목 등에 따른 과태료 부과방식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완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휴식...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 송파구, 포켓몬과 함께 지역경제 살린다 [포토]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분 반영 '약값 상승'

    #국내이슈

  •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100m트랙이 런웨이도 아닌데…화장·옷 때문에 난리난 중국 국대女

    #해외이슈

  •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1000개 메시지 모아…뉴욕 맨해튼에 거대 한글벽 세운다 [포토] '다시 일상으로'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