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Il est interdit d'interdire)."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68혁명의 메시지는 지금도 파리를 뒤흔들고 있다. 4주 이상 프랑스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노란조끼(Gilets Jaunes)' 운동은 불타는 차량, 유리창을 판자로 막은 샹젤리제의 상점들, 개선문 외벽에 적힌 시위 구호, 얼굴 한쪽이 깨진 마리안 조각상 등으로 대변된다. 평화 시위는 찾을 수 없다. 대표 관광지인 파리는 직격탄을 맞았고, 시위가 한 달여를 넘기면서 4분기 성장률도 반 토막 날 것으로 우려된다. 여러모로 악순환일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소득 불평등, 양극화, 높아진 실업률 등은 단지 프랑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한 프랑스 좌파 정치인의 말처럼 우리는 역사상 가장 부유하면서 동시에 부의 분배는 가장 불평등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철학자 마이크 샌델은 이 같은 불평등의 심화가 결국 민주사회의 기반을 파괴시킨다고 지적했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좌우 구분을 뛰어넘는 새 정치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젊은 개혁주의 대통령이 어떻게 권위주의, 불통 리더십의 대표주자가 됐는지도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개혁은 귀를 열고 겸손한 자세로 인내하고 설득할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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