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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눈오는 날'은 번개가 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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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눈오는 날 천둥과 번개를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지난 주말 첫눈 때 천둥번개는 아주 특별한 경우였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우리나라에서 눈오는 날 천둥과 번개를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지난 주말 첫눈 때 천둥번개는 아주 특별한 경우였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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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난 주말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번 첫눈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눈이어서 아주 특별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눈오는 날 천둥과 번개가 치는 경우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천둥과 번개가 치기 위해서는 조건이 형성돼야 합니다. 풍부한 수증기와 강한 상승기류, 불안정한 대기 등 몇몇의 조건 중 한두 개 정도는 만족해야 합니다.

지표면이 뜨거워지면서 함께 가열된 덥고 습기가 공기들이 대기 중으로 빠르게 올라가면서 만들어지는 먹구름 속에서 천둥과 번개가 탄생합니다. 이 먹구름이 적란운입니다. 적란운은 천둥과 번개를 만들기 때문에 '뇌운'이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이 적란운은 여름에 주로 발생하지, 겨울에는 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뜨거워진 지표면의 공기가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겨울에는 지표면이 차갑기 때문에 대기중에 수직으로 기다랗게 구름이 만들어지기가 어렵습니다.
이 적란운이 바람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면서 구름 속에 있는 물방울들이 갈라지거나 얼음 알갱이들이 서로 부딪쳐서 번개를 만들고, 번개가 만들어낸 강력한 에너지가 공기를 가열시켜고 팽창하면서 내는 소리가 바로 천둥입니다.

우리나라는 겨울에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겨울 날씨는 대체로 춥고 건조하지요. 결론은 겨울에는 번개가 생길만한 먹구름, 즉 적란운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게다가 지표면이 차갑기 때문에 상승 기류가 만들어지지 않아 번개가 칠 조건을 만족시킬 수가 없는 것이지요.

눈이 오기 위해서는 작은 물방울이 아닌 작은 얼음알갱이(빙정)로 구성된 구름이 발달해야 합니다. 빙정은 영하의 낮은 온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로 높은 고도에 있는 구름이 품고 있습니다. 눈을 내리는 구름이 주로 상층운이나 중층운인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번 첫눈이 내릴 때는 번개와 천둥이 함께 쳤지요. 왜 그랬을까요? 기상청 관계자는 "공기의 상층과 하층 간의 온도차이가 커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기가 불안정해 위아래로 기다랗게 늘어진 수직적 구조의 적란운이 생겼고, 위아래로 긴 적란운의 구조상 고도가 높은 상층부는 영하의 낮은 온도일 수 있기 때문에 빙정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적란운이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 빙정들이 서로 부딪혀 천둥과 번개를 만들고, 눈으로 뿌리기도 했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눈 오는 날 천둥과 번개를 보기 힘들지만, 아주 추운 지방에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설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올해는 첫눈부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눈오는 날 천둥과 번개가 잦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우리나라도 아주 추운 지방으로 변했다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올 겨울 강력한 추위에 대해 경고하는 것일까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가올 추위, 지금부터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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