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하향조정 예상…“금리인상 명분 갖기 어려워”
11월 금리인상 전망…“경기부진에 단기 상승에 그칠 것”
한은은 18일 금리동결을 발표한 배경은 부진한 경기와 물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 내지는 2.7%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확정 수치는 이날 11시30분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과 설비투자 등 대부분의 경기지표는 부진한 상황이다. 9월 신규 취업자수는 4만5000명으로 7월(5000명), 8월(3000명)보다는 개선됐지만 통상 10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됐다. 설비투자는 역시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악화일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갈등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적하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8%로 지난 9일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9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3.0%에서 2.7%로 하향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들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은 경기와 물가다.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될 정도로 최근 지표가 안 좋은데 금리인상이 명분을 갖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경기둔화 앞에서 외국인의 자본유출 우려, 부동산 경기 과열 등 금리인상의 근거는 힘을 잃었다. 자본유출은 미국과의 금리역전차 뿐만 아니라 환율, 신흥국 불안 등 여타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의 명분이 될 수 없었다. 또 부동산 경기과열 역시 파급력 큰 통화정책보다는 미시적 정책 대응이 우선이라는 진단이 정당성을 가졌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여당 인사까지 금리인상을 요구한 것은 되레 역효과를 일으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금리차이에 의해 이동하는 자본이동 규모가 얼마나 큰 지를 봤을 때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금리인상의 공은 이제 11월로 넘어갔다.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된 만큼 연내 금리인상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금리역전에 대한 부담,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한은이 연내에 한번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 부진한 경기를 고려해 단기적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제전망의 하향조정과 대외 불확실성 고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면서도 “향후 소비자물가가 2%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가계부채 문제,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한은에게는 복잡한 대내외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시장과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긴요한 숙제도 남아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기준금리 자체도 중요하지만 한은이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보고있는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 한은이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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