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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암살 논란 사우디 '갈수록 태산'…"상대하기 꺼려져"(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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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카슈끄지 암살 의혹 확인되면 무기 수출 중단해야
사우디, 언론인 암살 의혹에도…트럼프 "무기시장 놓칠 수 없어"
터키, 사우디 정부 암살 확신…"언제, 어디서 죽였는지 알고 있다"
우버 CEO 등 일부 기업인들 사우디와 거래 의구심…FII '불참 성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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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까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겉으로는 엄정대처를 내세우면서도 수위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 의회 등 여론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사우디와 거래하는 기업인들 역시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사우디 정부의 의사결정 방식 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의원들은 정보기관 등으로 보고 받은 뒤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부에 의해 살해당했을 경우 미국은 사우디를 응징하겠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강하게 나갈 것"이라면서 "현지에서 조사가 진행중이고, 터키는 물론 사우디와도 협력중이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사우디에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칫 사우디 방위산업 시장을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1100억달러(125조원) 무기를 팔든, 아니든 그들은 두 개의 대안(중국과 러시아)가 있다. 사우디가 미국 대신 이들의 무기를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사우디에 무기를 팔아 미국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가 터키에서 실정됐다는 점과 미국인이 아니라는 점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를 두고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방산 시장과 함께 사우디 왕가와의 끈을 놓기를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막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다음 주 사우디에서 열리는 이른바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미 행정부를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다. 므누신 장관의 참석은 카슈끄지의 실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사우디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의회, 더 좁게는 공화당으로만 가도 상황은 확 달라진다.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미 정보기관 등의 보고를 받은 뒤 카슈끄지는 이미 사망했으며, 사망 배후에 사우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사우디가 카슈끄지를 죽였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코커 의원 등 21명의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강제 조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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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는 카슈끄지가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날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일 15명의 사우디인이 2대의 비행기에 각각 나눠타고 이스탄불에 들렀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돌아갔는데, 이들이 카슈끄지를 암살했다는 것이다. 터키는 이미 카슈끄지의 시신까지 훼손된 것으로 확신하는 등, 암살설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 터키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우리는 카슈끄지가 언제, 어느 방에서 살해되어, 훼손된 시신이 어디로 갔는지도 알고 있다"면서 "과학수사팀이 사우디 영사관에 진입할 수 있다면, 그들은 어디부터 살펴봐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초 사우디 영사관은 터키 수사당국의 영사관 방문을 허락하겠다고 밝혔지만, 암살팀으로 지목된 사우디인들의 신원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뒤 이를 거부한 상태다. 사우디는 암살팀으로 지목된 15명이 관광객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터키 정부가 지목한 암살팀에는 사우디 정부의 법의학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보당국이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부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기업인들 역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사우디에 가는 것 자체를 주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에 있는 한 금융인의 경우 "으스스한 분위기"면서 "온 세상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NEOM) 사업 자문을 맡아왔던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 에너지 장관은 이번 사건의 의혹이 풀리기 전까지는 역할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 사업 이사에 이름이 올라갔던 미국 기업인 2명도, 이름이 잘못 올랐다며 발을 뺐다.

FII에도 불똥이 튀었다. 당초 연사로 참여하기로 했던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카슈끄지 실종사건을 직접 거론하며 FII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로샤히 CEO는 "카슈끄지 관련 기사들을 읽고 당혹감이 들었다"면서 "상황을 자세히 살피고 있지만, 전혀 다른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FII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카슈끄지 실종과 관련해 제기된 사우디 정부의 개입 의혹을 뒤집을만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FII에 안 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사우디에서의 관광사업과 10억달러 규모의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투자 사업 역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언론사들도 FII 관련 파트터를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경우 FII와 미디어 파트너를 유지하지 않기로 했으며, FT와 CNN방송 등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중동지역의 한 은행관계자는 "누가 FII에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며 "일단 사우디와 거래를 하고 있거나, 거래를 할 예정인 기업들만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경제 구조를 일대 개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FII 역시 이런 기대를 이행하기 위한 구상의 일환인데, 사우디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은 기업인들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가들의 경우에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일련의 의사결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예멘 내전 개입, 카타르에 대한 엠바고 조치, 인권논란 이후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이 그것이다.

이번 FII가 개최되는 곳은 리츠칼튼 호텔이다. 이 호텔은 앞서 빈 살만 왕세자가 부패 척결을 내걸고 왕족과 기업인, 관료들을 연금했던 곳이기도 하다. 사우디는 당시 이들로부터 1000억달러를 추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FT는 리츠칼튼 에피소드는 국제 투자자들이 사우디에 갖는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됐었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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