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 16일 발표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애미야 상 차려라", "남자가 어딜 주방에" 등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가사분담이 '명절 성차별 사례' 1위에 올랐다.
남녀 모두 '명절에 여성만 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을 명절 성차별 사례 1위(53.3%)로 꼽았다. 이어 '성별 고정관념을 제시하는 "여자가~", "남자가~"'(9.7%) , '결혼을 권유하거나 화제로 삼는 결혼 간섭'(8.1%), '남성, 여성 따로 상을 차려 식사하는 남녀 분리 식사'5.4%), '여성이 배제되는 제사문화'(4.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57.1%가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여성만 부엌에 가는 명절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2위가 '결혼 간섭'(8.9%), 3위가 '여자가, 남자가'(7.9%), 4위가 '남녀 분리 식사'(6.5%), 5위가 '외모 평가'(4.7%) 등이었다.
남성도 43.5%가 불공평한 가사분담을 1위로 생각했다. 여성만 집안일을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의견은 물론, 남성도 함께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분위기를 개선하고 싶어 했다. 2위는 '여자가, 남자가'(14.4%), 3위는 '남성 부담'(13.3%)이었다. 집, 연봉 등 금전 부담이 남성에게만 지워지는 것, 운전, 벌초 등 명절에 힘쓰는 일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것에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4위는 '결혼 간섭'(6.1%), 5위는 '제사문화'(4.7%)였다.
남성들은 "남자가 가장 노릇하려면 집 한 채는 살 수 있어야지", "남자가 그런 것도 못 들고 어떡하니?", "거기에 무슨 문제 있어? 결혼 안 해?" 등을 성차별 사례로 꼽았다.
성차별 언어 3건은 '시댁', '친할머니·외할머니', '여자가·남자가'였다. 시댁은 남성 쪽 집안만 높여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 쪽 집안을 부르는 '처가'와 마찬가지로 '시가'로 바꿔 부르자는 의견이 많았다. 친할머니·친할아버지, 외할머니·외할아버지 등은 차별해서 부르지 말고 할머니·할아버지로 통일하자는 얘기도 있었다. 또 "여자가~", "남자가~" 등 성을 나눠 부르던 것을 "사람이~" 혹은 "어른이~" 등으로 바꿔 써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명절에 성차별적인 언어나 행동(관행)을 듣거나 겪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참가자의 약 80% 이상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졌으며 총 117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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