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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다이아몬드, 저주받은 보석?

최종수정 2018.06.13 09:00 기사입력 2018.06.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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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와 성공의 정점을 상징하며 보석의 황제로 대접받는 다이아몬드.[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승리와 성공의 정점을 상징하며 보석의 황제로 대접받는 다이아몬드.[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다이아몬드는 전통적으로 왕의 상징이었고, 왕가에서 결혼 선물로 즐겨 사용하면서 승리와 성공의 정점을 의미하는 보석으로 '보석의 황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자체가 워낙 아름답고 가치있는 보석이기도 하지만 다이아몬드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심리를 파고든 것은 20세기 이후 광고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누구나 기억하는 다이아몬드 전문기업인 '드비어스(De Beers)'의 광고 문구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 때문입니다. 이 광고 이후 다이아몬드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보석으로, 결혼 예물하면 당연히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게 된 셈입니다.

다이아몬드가 정말 '영원한 사랑'의 상징물이라고 대접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요? 다이아몬드는 실제 탄소 원소 한 가지로만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다이아몬드는 주성분인 탄소 속에 불순물(?)인 질소가 들어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무색투명할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데 질소의 양이 적을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말입니다. 보통 다이아몬드가 함유한 질소의 양에 따라 다이아몬드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최초로 광산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옅은 노란색이나 갈색입니다. 다이아몬드가 함유한 질소의 양 때문인데 보통 다이아몬드는 99.95%의 탄소와 0.05%의 질소나 산소, 수소, 황, 붕소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98% 가량의 다이아몬드는 탄소 외 질소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순수한 탄소로 이뤄진 다이아몬드는 빛을 100% 반사해 무색으로 보이지만 미량이지만 0.05%의 불순물이 특정 파장의 색을 흡수하기 때문에 색깔이 달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색보다 더 진한 색상을 가진 다이아몬드가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청색의 블루다이아몬드, 노란색의 카나리아, 분홍 다이아몬드 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주의 다이아몬드로 알려진 '블루 호프(Blue hope)' 다이아몬드입니다.
수많은 소유주를 불행으로 몰아간 '블루 호프 다이아몬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수많은 소유주를 불행으로 몰아간 '블루 호프 다이아몬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블루 호프 다이아몬드는 질소가 아닌 붕소가 함유돼 있습니다. 블루 호프 다이아몬드의 원석은 1600년대 중반 인도에서 112캐럿짜리의 청색 다이아몬드로 채굴됐습니다. 이를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가 사들여 67캐럿짜리로 조각해 소유했지만 단 한 번 착용한 이후 천연두로 사망했고, 이를 물려받은 루이 16세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1792년 9월 왕실에서 사라졌으나 1830년 런던 거리에서 이를 다시 구입한 영국의 은행가이자 부호였던 헨리 호프는 몇 년 뒤 파산하고 가족 모두가 비극적 운명을 맞이합니다. 불행이 이어지면서 1958년 보석상 해리 윈스턴이 구입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하게 됩니다.

블루 호프 다이아몬드의 저주에 대해 사람들은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저주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상시(Sancy)', '리전트(Regent)', '피렌체(Florentine)'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유럽의 4대 다이아몬드로 이름을 날린 다이아몬드는 모두 '저주의 다이아몬드'가 됩니다.

상시 다이아몬드는 1570년께 터키 주재 프랑스 대사인 상시가 프랑스로 가져온 다이아몬드입니다. 이후 영국 왕실 소유가 되지만 명예혁명이 일어날 무렵 다시 프랑스 소유가 돼 루이 14세의 왕관에 장식되는 등 수 차례 도난과 소유주가 바뀝니다. 1978년부터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지만 상시 다이아몬드를 소유했던 왕실들이 모두 혁명으로 좋지 않은 최후를 맞게 됩니다.

리전트 다이아몬드는 140.5 캐럿으로 유럽에서 제일 큰 다이아몬드였습니다. 인도에서 첫 발견 당시 원석이 410캐럿이었다고 합니다. 리전트 다이아몬드의 원석을 처음 발견했던 노예가 자신의 발목에 상처를 내 몸속에 숨겼지만 도주하던 배의 선장에게 발각돼 죽게 됩니다. 이 선장은 다이아몬드를 판 돈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 자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리전트 다이아몬드 역시 루이 14세의 완관을 장식하는 등 프랑스 왕실을 상징하는 보석이었고, 나폴레옹의 칼에 장식되기도 했습니다만 모두 끝이 좋지 않았습니다.

피렌체 다이아몬드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대공,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나폴레옹의 부인 마리 루이즈,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후인 치타황후가 마지막으로 소유하지만 모두 몰락합니다. 이후 현재까지 소재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좀 안다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길에서 발견해도 줍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이아몬드의 원석은 아름답지 않기 때문입니다. 투박한 광물일 뿐입니다. 다이아몬드가 반짝거리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인간의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손이 닿으면 닿을수록 아름다움과 탐욕이 함께 깃드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규모와 가치를 벗어난 크기와 가치가 비극을 불러온 것은 아닐까요. 인간의 손은 마음의 방향에 따라 마이다스의 손이 될 수도, 마이너스의 손이 될 수도 있음을 다이아몬드가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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