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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개성있는 우리집 밥상

최종수정 2018.06.13 08:30 기사입력 2018.06.13 08:30

급식체 아이들에게 필요한

[요리수다] 개성있는 우리집 밥상


중학생 딸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외국인과 대화하는 만큼이나 소통이 어려울 때가 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는 딸아이의 한국말은 번역이 필요하다.

일명 ‘급식체’, 급식을 먹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이라는 뜻으로 극단적으로 말을 줄여서 사용하고, 어디서 왔는지 궁금한 신조어까지 사용한다. 대충의 흐름은 아는 척을 해도 자세한 뜻은 몰라 묻고 또 묻게 되고, 답답한 마음에 바른 우리말을 쓰라고 한마디라도 하면 딸아이에게는 잔소리 많은 엄마가 된다.

급식을 먹는 아이들, 또 급식을 먹고 자란 어른들은 식사습관에 공통점이 있다. 어린이집에서부터 급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엄마가 해주는 밥, 우리 집에서 먹는 밥보다는 급식에 나온 밥이 익숙하다는 것이다. 급식에서 먹는 밥은 일단 대량 조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재료, 요리법이 한정적이고 요리에 점점 개성이 없어지고 있다.

우리 식탁의 가장 중심이 되는 기본 장류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고, 사계절 나는 다양한 나물류보다 손질하기 쉽고 단가에 맞는 기본 나물들이 자주 등장하니, 나물은 먹기 싫은 요리 1위, 먹기 싫은 요리 2위, 먹기 싫은 요리 3위를 줄줄이 차지하는 불명예스러운 식탁 위의 식재료가 되었다. 같은 나물이라도 집간장, 된장, 고추장을 각각 사용하여 집집마다 달랐던 맛은 사라지고 쉽게 만들 수 있는 볶음요리로 요리법은 바뀌고 있다. 식단 구성상 단백질 군의 재료로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양념하여 볶은 요리들이 주를 이루고, 밥위에 곁들이는 덮밥과 같은 일품요리에 아이들은 익숙해졌다. 집에서도 나물 반찬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고기 반찬이 없는 날에는 메인 요리가 없는 덜 차려진 밥상으로 여기며 ‘고기, 고기!’를 외친다.

우리나라 밥상에 언제부터 메인 요리가 있었을까? 고기반찬, 생선 반찬도 두부, 나물과 함께 반찬이었다. 고기나 생선이 없는 밥상에서는 두부나 콩이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지만 두부도 콩도 이제는 고기의 대열에 서지 못하고 외면 받기는 나물반찬과 같다.
어른이 되면 다 먹겠지? 라고 지나치기에 아이들의 식습관이 많이 편중되어 있다. 밥에 국, 반찬, 김치까지 한상 차려야하는 우리 밥상만이 옳은 밥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급식으로 아이들의 식습관을 의존하지 말고 제철에 나는 재료로 만든 반찬도 아이들이 접할 수 있도록 집집마다 개성을 살린 요리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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