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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가 타르 더 많아…"'일반담배보다 덜 유해' 근거없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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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
-궐련형 전자담배, 일반 담배보다 니코틴·타르 함유량 유사하거나 높아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발암물질도 포함
전자담배가 타르 더 많아…"'일반담배보다 덜 유해' 근거없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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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 담배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는 성분도 5개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만큼이나 유해하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궐련형 전자담배 타르,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나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에 포함된 유해성분을 조사한 결과 니코틴과 타르 함유량이 일반 담배와 유사하거나 더 높게 나타났다고 7일 발표했다.
식약처는 필립모립스의 '아이코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의 '글로', KT&G의 '릴'을 대상으로 11개 성분의 유해성을 분석했다. 일반 담배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니코틴, 타르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저감화를 권고한 9개 성분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는 만큼 일본·중국·독일과 마찬가지로 일반 담배의 국제 공인분석법(ISO법·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하고 반복 실험했다.

그 결과 3개 제품의 니코틴 평균 함유량(ISO법)은 글로 0.1㎎, 릴 0.3㎎, 아이코스 0.5㎎이었다. 일반 담배의 경우 판매량 상위 100개 제품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이다. HC법을 적용했을 때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평균 함유량은 0.8~1.4㎎으로 더욱 높게 나왔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은 것이다.

타르의 경우도 글로 4.8㎎, 릴 9.1㎎, 아이코스 9.3㎎로 조사됐다. 일반 담배의 타르 함유량이 0.1~8.0㎎인 점을 감안하면 릴, 아이코스의 타르 함유량은 이보다 많은 것이다. HC법을 적용한 결과에서는 17.1~20.2㎎의 타르가 나왔다. 타르는 담배에서 배출되는 입자상 물질에서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나머지 유해물질의 복합체를 말한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타르가 더 많이 검출됐다는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WHO가 저감화를 권고한 9개 성분 중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물질(1군)로 분류한 6개 성분을 ISO법으로 분석한 결과, 벤조피렌과 벤젠, 포름알데히드, 니트로소노르니코틴,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등 5개 성분이 검출됐다. 1,3-부타디엔은 검출되지 않았다. 3개 제품에 포함된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보다는 적은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인체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궐련형 전자담배, 덜 유해하다는 근거 없다"= 식약처는 이번 분석 결과와 WHO 등 외국 연구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아이코스를 대상으로 유해성분을 분석했던 일본, 중국, 독일의 결과와 유사한 수준이었고 시험분석평가위원회에서도 동일하게 판단했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김장열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궐련형 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게 검출됐다"면서 "이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WHO는 지난해 10월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자담배가 아니라 가열 담배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다배보다 덜 해롭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근거가 없으며, 유해물질 감소가 인체 위해도를 낮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인 담배제품 과학자문위원회에서는 지난 1월 아이코스가 담배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줄인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이코스 흡연이 일반 담배를 계속 흡연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판매되지 않고 있으며, FDA에서 아이코스에 대해 허가 여부를 심사 중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캐나다, 일본, 영국 등 3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파이프 담배로 분류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첫 출시된 이후 12월까지 7870만갑이 판매됐으며, 올 1~4월 누적 판매량은 9700만갑이다.

◆담배 제품관리 및 금연 정책에 적극 활용= 식약처는 이번 분석 대상인 11개 성분 외에 추가적으로 분석을 할 것인지 여부는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협의해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담배의 유해성분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담배 제조업자, 수입판매업자가 담배 제품에 대한 성분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또 담배의 유해성분 등에 대한 분석은 업체가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서는 담배제조·수입업자가 담배 성분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가 이를 검토해 공개하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이 같은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기재부, 식약처, 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협의해 자료 제출 시기, 기준 및 작성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품목별 유해성분을 공개할 계획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담배성분의 측정·규제 및 공개에 대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암 위험성 경고그림을 표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이번 분석결과와 행정예고 기간 중 제기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임민경 국립암센터 교수는 "담배는 70개의 발암물질, 7000개의 유해성분의 복합체라 담배를 피울 땐 한꺼번에 노출된다"면서 "개별 제품에 유해성분이 얼마나 함유돼있는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석 결과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체 중독성, 유해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같은 수준에서의 규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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