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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별 없는 하늘, '빛공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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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야경. 옥외 대형 광고판의 밝기가 휘황찬란합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서울 도심의 야경. 옥외 대형 광고판의 밝기가 휘황찬란합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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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요즘은 도심 어디서나 밤하늘 별보기가 힘듭니다. 대기오염 때문일까요? 빛공해 때문일까요? 둘 다 영향을 미칩니다.
도심에서 별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가로등이나 도심의 네온 불빛이 밤하늘을 밝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 밤하늘로 투사된 인공 불빛이 대기 중의 공해 물질과 산란막을 형성해 별빛을 차단하기도 합니다.

동식물이 '빛공해(Light Pollution)' 때문에 정상적인 성장과 생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①빛공해, TV 1대가 촛불 4000개' 편에서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빛공해가 사람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은 어떤 것일까요?

요즘 사람의 눈에 가장 큰 피로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폰의 지나친 밝기는 결막충혈, 안구건조, 눈 피로감, 눈 통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심할 경우 암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빛공해가 심한 지역에 사는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의 여성에 비해 73%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야간 조명이 강한 지역의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과도한 빛이 몸속 호르몬 중 암 발생을 막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막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빛공해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크게 5가지 정도입니다. 먼저 '하늘 밝아짐' 현상인데 앞서 설명했던 도심에서 별 보기 힘든 현상이 빛공해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다음은 '눈부심' 현상입니다. 빛이 너무 밝으면 순간적으로 시각이 마비되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약한 빛에는 불쾌한 기분이 드는 정도지만 빛의 세기가 강해질수록 사물을 분별하기 어려워지고 일시적으로 눈이 멀기도 합니다. 최소 1만5000~최대 11만2500칸델라(㏅)의 불빛을 쏘는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대표적입니다. 1㏅가 촛불 1개를 켠 밝기를 말하는 만큼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최소 촛불 1만5000~최대 11만2500개의 촛불을 켠 밝기인 것입니다.

세 번째는 '빛 뭉침' 현상인데요. 조명이나 광고물이 밀집돼 강한 빛을 내면 시선을 분산시키고, 판단력을 저하시켜 사고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여러 조명 기구들이 뭉쳐 있다면 필요를 따져 일부는 끄는 것이 공해와 비용을 함께 줄이는 방법입니다.

네 번째는 '빛 침투' 현상입니다. 잘못 설치된 가로등이나 옥외 광고판 조명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원래 의도했던 범위를 벗어나 빛이 넓게 퍼지면서 동식물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주택 거주자의 취침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또, 호숫가에 밤새도록 가로등을 켜놓으면 물속 동물성 플랑크톤이 성장하지 못해 녹조류가 급증하고 수질이 악화됩니다. 논밭 주위에 밝은 전등은 농작물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도 빛 침투 현상입니다.

마지막은 '과도한 빛으로 인한 부작용'입니다. 대부분 필요 이상의 조명을 사용합니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고, 사람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대표적으로 사람은 취침 환경의 조도가 5룩스(㏓)만 넘어도 잠을 제대로 못잔다고 합니다. 1㏓는 칸델라의 빛이 1m 밖에 도달할 때의 조도입니다.

사람은 잠을 제대로 못잔 다음 날은 확연하게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신체 전반의 기능도 약화됩니다. 밤새 불을 켜둔 방에서 자는아이 중 절반 이상은 16세 이전에 근시가 된다고 합니다.
도심 상가의 화려한 네온사인. 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심각한 빛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입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도심 상가의 화려한 네온사인. 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심각한 빛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입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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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조명위원회(CIE)는 국립공원과 같은 자연환경 보전지역은 건축물과 광고물의 평균 휘도(輝度·광원의 단위 면적당 밝기의 정도)가 0㏅로 제한하고, 농림·녹지 지역의 경우 평균 휘도가 건축물은 1㎡당 5㏅, 광고물은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주거지역의 경우 건축물은 15㏅, 광고물은 400㏅를 넘어선 안되고, 야간 활동이 활발한 상업지역일지라도 건축물은 50㏅, 광고물은 800㏅, 대형 광고물의 경우도 1500㏅ 이하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 와서야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기준치를 초과한 건축물과 대형 옥외광고판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빛공해 관련 소송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3년 8월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이 발표한 생체시계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비결에 따르면, 인공적인 불빛이 전혀 없는 산속으로 캠핑을 떠나 태양빛과 모닥불에만 의지해 일주일 동안 지내면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예외 없이 비슷한 시간에 잠이 들었고 일출 시간에 맞춰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다고 합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불빛이 없는 깊은 산속으로 떠나 일주일 동안 지내야 할까요? 알면서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대인의 삶입니다. 그러나 1년에 딱 두 번. 4월22일 '지구의 날'과 8월22일 '에너지의 날'에는 오후 8시부터 10분간 일제히 불을 끕니다. 이 시간 만이라도 꼭 지켜 빛공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길 바랍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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