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오성운동과 동맹에 정부 구성을 논의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마타렐라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고위 관료를 지낸 경제학자 카를로 코타렐리에게 정부 구성을 요청했지만 이를 잠시 유예하고 두 정당에 다시 정부 구성 협상 시간을 부여키로 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자칫 파국을 초래할 수 있는 조기선거를 막기 위해 오성운동과 동맹 대표들을 만나 정부 구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정부 구성 가능성이 엿보이자 5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보였던 이탈리아 주식 FTSE MIB 지수는 2.1% 반등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 역시 내림세로 돌아섰으며, 이날 예정됐던 56억유로 규모의 국채발행도 성공했다. 뉴욕 증시도 전날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던 금융주들이 오르며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06.33포인트(1.26%) 오른 2만4667.78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연정 논의의 한 주체인 동맹은 연정 구성 보다는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로존 이탈)'로 EU의 통합이 도전받고 있다고 현 상황을 소개했다. 유럽 등 국제사회가 현재 이탈리아 정치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조기선거가 실시될 경우 이 선거는 단순히 차기 정부를 어떤 정당이 맡느냐 의미를 넘어 EU에 대한 찬반 투표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정당인 동맹이 지난 총선에서 양쪽 모두를 합할 경우 과반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조기선거에서는 이들 정당이 3월 총선 당시의 득표 이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에 하나 연정 구성에 합의해도 문제는 남는다. 당장 EU탈퇴 논의가 불거지지 않더라도 세금 삭감을 요구하는 동맹과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하는 오성운동이 연정을 구성할 경우 재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가 130%를 넘어선 이탈리아에서 막대한 재정적자가 발생할 경우 새로운 위기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큰 상황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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