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양우석 감독(49)의 영화 '강철비(2017년)'에서 대한민국은 비밀스러운 작전으로 전쟁을 피한다. 엄철우(정우성)의 도움으로 북한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리태한 정찰총국장(김갑수)의 위치를 파악한다. 이의성 대통령(김의성)의 폭격 명령에 F-15 전투기는 타우로스 미사일을 발사하고, 평양방어사령부 지하벙커는 그대로 폭발한다. 한반도는 상처를 치유하면서 안정을 되찾는다. 김경영 대통령(이경영)은 취임사를 통해 다짐한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북한의 대화 요청에 적극 나서려고 합니다. 원래 하나였던 나라는 반드시 하나의 나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난 100년간 이 땅에서 벌어진 수많은 비극을 치유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에도 기여하는 일입니다."
27일 귀국한 양 감독은 이탈리아 관객들처럼 남북정상회담을 열렬히 응원했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반도에 전쟁에 버금가는 위기가 도래할 것 같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에 화해 국면이 마련돼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는데, 내가 생각했던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고 했다. 양 감독은 "두 정상이 과하다 싶을 만큼 많은 부분에서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이 자칫 삐끗할 수 있다. 이때 이리저리 얽힌 매듭을 풀면서 긴장을 완화하려면 남북이 또 한 번 대화의 기회를 마련할 만큼 두터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로는 완벽한 비핵화를 꼽았다. 양 감독은 "기본 합의 정도에서 마무리된 1994년 제네바합의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몇 개월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모두의 응원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민족으로 뭉치려면 망각과 용서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지금이야말로 숱한 갈등을 정리하고 서로를 용서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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