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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이윤택 감독 "모든 걸 내려놓고 근신하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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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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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연극 연출가이자 극작가로 활동하는 이윤택(66)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과거 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연희단거리패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객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지난 10일부터 30스튜디오에서 하는 연극 '수업'을 비롯해 예정된 모든 공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수업은 이 감독이 연출하는 작품이다. 연희단거리패는 "지난날을 반성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근신하겠다"는 이 감독의 말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성의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이후 이 내용을 삭제했다. 내부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이날 새벽 SNS를 통해 이 감독이 과거 자신을 성추행한 사실을 폭로했다. 10년 전 지방 공연에서 기를 푸는 방법이라며 여자단원들에게 안마를 시켰고, 자신도 여관방으로 호출했다는 내용이다. 그녀는 "안 갈 수 없었다.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고 썼다. 김 대표는 이 감독에게 '더는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방을 나왔다고 했다. 그녀는 "그를 마주칠 때마다 도망을 다녔다. 무섭고 끔찍했다. 연극계 선배로 무엇을 대표해서 발언할 때마다, 멋진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의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지만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제라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앞으로 함께 작업을 해나갈 많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감독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당시 공연했던 연극이 '오구'였다고 언급해 해당 인물이 이 감독임을 암시했다.

이 감독은 1986년부터 연희단거리패를 이끌어온 국내 대표적인 연출가 가운데 한 명이다. 부산 가마골 소극장, 밀양 연극촌 등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연극 양식을 구축해왔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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