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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도시 재창조]싱가포르 '마리나 베이'…50년 전 콘셉트플랜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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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끝> 싱가포르 - 도심 랜드마크 탄생기

'마리나베이' 정부 중장기적 비전 따라 국가 핵심 관광자원으로
향신료·통조림 보관창고였던 '클락키'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우체국→호텔·시청사→갤러리…'뎀시힐'지역 리모델링 성공
▲ 싱가포르 정부가 30여년 전 부터 계획을 세워 2010년 들어서 모습을 갖춘 '마리나 베이' 전경.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복합리조트 '마리나샌즈베이'를 비롯해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이 곳은 싱가포르 재생사업의 핵심인 간척사업에 의해 탄생했다.

▲ 싱가포르 정부가 30여년 전 부터 계획을 세워 2010년 들어서 모습을 갖춘 '마리나 베이' 전경.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복합리조트 '마리나샌즈베이'를 비롯해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이 곳은 싱가포르 재생사업의 핵심인 간척사업에 의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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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마리나베이'. 쌍용건설이 지은 호텔 마리나샌즈베이가 있는 이곳은 싱가포르 랜드마크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싱가포르의 명소 중 하나다.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이곳은 불과 30년 전만 해도 '백색지대(White site)'로 불렸던 곳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공인한 '빈땅'인 셈이다. 정부의 토지이용계획이 없으니 '장밋빛 미래'는 꿈꾸기 어려웠다. 하지만 마리나베이는 말 그대로 눈부신 발전의 시간을 경험했다.

2010년 매립지 위로 마리나샌즈베이가 들어서면서 주변 풍경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흥미로운 점은 싱가포르 정부의 개발 방식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을 지양한다. 정부는 장기계획 설정과 비전 제시에 집중하고 개발은 부동산개발사업자인 디벨로퍼(Developer)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미래 발전에 대한 정부의 밑그림과 디벨로퍼의 추진력이 맞물리면서 과거 매립지는 한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싱가포르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변모했다.

싱가포르 도시재생이 '성공작'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중장비 비전 수립에 유리한 정부 시스템 때문이다. 도시재생은 1~2년 사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싱가포르는 1971년부터 도시개발을 시작하면서 도시개발청(URA)이라는 재생 주도 담당기관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50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5~10년 단위로 세부 계획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마리나베이 프로젝트는 1980년에 매립계획을 세워서 추진한 뒤 2010년이 돼서야 결실을 맺은 사업이다.
▲1960년대 중반까지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던 클락키(Clarke quay)는 각종 향신료 및 통조림 창고가 즐비했다. 이로 이한 인구과밀화 및 수질오염이 심해지자 싱가포르 정부는 30년간 수질개선 및 도시재생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자 현재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중심지가 됐다.

▲1960년대 중반까지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던 클락키(Clarke quay)는 각종 향신료 및 통조림 창고가 즐비했다. 이로 이한 인구과밀화 및 수질오염이 심해지자 싱가포르 정부는 30년간 수질개선 및 도시재생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자 현재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중심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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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마리나베이와 함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손꼽히는 곳은 '클락키(Clarke quay)' 지역이다. 싱가포르강에 위치한 클락키는 보트키(Boat quay), 로버트슨키(Robertson quay)와 함께 싱가포르 해상무역의 거점이었다. 1960년대 중반까지 약 100년에 걸쳐 그 위상을 공고히했다. 클락키는 교역량이 많은 보트키 물류단지로써 각종 향신료, 통조림 보관 창고가 즐비했다. 클락키는 인구과밀화와 수질오염의 부작용이 고민이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1970년대부터 30년에 걸쳐 수질개선과 도시재생 작업을 실천했다. 오늘날 클락키는 '젊음의 거리'로 유명하다.

싱가프로 도시재생의 역사는 빛만 존재하는 곳은 아니다. 이관옥 싱가포르 국립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차이나타운 같은 경우 오래된 건물에 부분적으로 리모델링해 상점과 주거가 결합된 형태의 '숍하우스'가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모이는 이색 명소로 볼 수 있지만 재생 당시 중요한 건축물들을 보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도시재생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보존해야 할 건축물을 사라지게 했다는 얘기다.

싱가포르 정부는 실패사례에서 교훈을 찾았다. 싱가포르 특유의 도시재생 방식을 정립할 수 있었다. 보존가치가 있는 건축물은 지켜내고 부분적으로 개ㆍ보수해 도시의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지역은 '뎀시힐'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 군대가 주둔했던 뎀시힐은 영국군이 사용했던 막사와 무기고 등이 있던 공간이다.

▲ 싱가포르 정부는 보존가치가 있는 건축물은 지켜내고 부분적으로 개ㆍ보수해 도시의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는 싱가포르만의 도시재생 방식을 정립시켰다. 옛 우체국 건물을 개조해 만든 풀러튼 호텔이 대표적이다.

▲ 싱가포르 정부는 보존가치가 있는 건축물은 지켜내고 부분적으로 개ㆍ보수해 도시의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는 싱가포르만의 도시재생 방식을 정립시켰다. 옛 우체국 건물을 개조해 만든 풀러튼 호텔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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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정부는 주요 건축물을 재활용해 관광명소로 만들었다. 이 교수는 "싱가포르 정부는 소규모 도시재생도 모두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서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면서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풀러튼 호텔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과거 우체국 건물이었던 이곳은 현재 내부만 개조해 호텔로 이용하고 있다. 2015년에 문을 연 내셔널 갤러리도 마찬가지다. 옛 시청사와 대법원 건물을 연결해 리모델링했다. 두 건물을 이어 만든 독특한 구조인데 관광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도시재생의 핵심은 간척사업이다. 현재 싱가포르 국토 면적은 697㎢로 서울의 1.18배 수준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앞으로 30년에 걸쳐 현재 면적의 1.3배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북쪽을 중심으로 매립이 진행 중이다. 매립이 완성된 땅은 지반이 단단해진 후 건물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바로 도시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싱가포르 정부가 도시계획이 세워질 때까지 빈 땅으로 남겨놓는 것은 아니다. 골프장이나 공원, 휴양지 등 지반에 무리를 주지 않는 시설로 이용 후 구체적인 도시계획에 따라 건물을 세운다. 업무지구로 유명한 '선텍시티'도 매립지 위에 세워진 곳 중 하나다.

이 교수는 "싱가포르 정부는 이 작은 도시국가에서 산업혁명 나아가 고부가가치적인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도시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하다"며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도시는 끊임없이 달라져야하며 상황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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