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내용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전날 열린 김정일 당 총비서 추대 20주년 중앙경축대회에서 '주석단'에 앉았던 간부 25명을 거명했다.
이전까지 북한 매체들은 주석단에 자리한 간부들을 김영남-황병서-박봉주-최룡해 순서로 주로 거명했지만 이번에는 최룡해의 이름이 황병서와 박봉주를 앞서고, 박봉주는 황병서를 앞섰다.
북한 매체가 밝히는 주석단에 나온 간부들의 순서는 권력 공식 서열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당 전원회의 직후 변화된 북한 권부의 판도를 엿볼 수 있다.
군을 대표하는 황병서보다 그간 경제 분야 현지 시찰을 담당해온 최룡해와 박봉주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 속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룡해는 이번에 당 중앙군사위원으로 보선되고 당 중앙위 부장에도 임명돼 당·정·군을 아우르는 확고한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해 5월 북한의 7차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과거 당 비서에해당)으로 임명된 김기남, 최태복, 곽범기, 리만건은 이번 주석단 명단에서 제외됐다.
반면 지난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9명 가운데 최룡해, 리수용, 김평해,오수용, 김영철 등 5명만 주석단에 자리했다. 또 이번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새로 선임된 박광호, 박태성, 태종수, 박태덕, 안정수, 최휘 등 6명 모두 주석단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이 당 중앙위 부위원장 선임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해임 및 선거'라는 표현을 함께 썼다. 이는 김기남을 비롯해 이번 주석단에서 제외된 4명은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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