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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일자리 창출, 농협이 최선봉…코드 맞추기보다 상생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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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윤동주 기자 doso7@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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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계열사 직원수 2만2000명…책임 막중
정규직 전환 기존보다 2~4배 늘릴 예정
농협금융지주 첫 임기만료·연임 성공
작년 수조원대 충당금 '빅배스' 강행
절치부심 올해 '1조클럽' 가입 도전장
기업투자금융 확대 '한국판 맥쿼리'로
해외 원전·대형 프로젝트 등 금융 지원
中시장 소액대출 등 글로벌 사업 확장
보험 분야 규제 너무 많아 발전 저해
기본은 농심…농업 지원 미션은 계속

[인터뷰=조영신 아시아경제 금융부장]고용불안과 일자리 부족 문제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화두를 강하게 던지고 나왔다. 각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늘리고, 정규직 전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서울 중구 새문안로 NH농협금융지주 본사에서 만난 김용환 회장 역시 고용안정과 일자리 확대를 원하는 사회적인 요구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단, 새 정부 '코드맞추기' 식으로 서둘러 추진하기 보다는 직군별 수요와 비용 등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일자리 상생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일자리는 농협만큼 기여하는 곳이 없다"면서 "지역 농협이 울릉도까지 있으니 지역사회 풀뿌리까지 뻗어 있는 것이고, 그래서 더욱 일자리 창출의 임무가 막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7개 계열사들은 직원수만 2만2000여명에 이른다. 매년 500명 가량의 신규 직원을 뽑고 있다. 직원수가 많은 만큼 비정규직 숫자도 많다. 계열사 중에서 직원 수가 가장 많은 농협은행은 비정규직이 2979명으로 전체 직원 1만6428명 대비 18%에 이른다. 이는 신한ㆍKB국민은행 등 6대 주요 은행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다른 주요 은행의 비정규직 비중은 3~7%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비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서 농협중앙회와 함께 전반적인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무기계약직 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무기계약직 100여명을 정규직 전환했는데, 앞으로 정규직 전환을 기존보다 2~4배 정도 더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농협중앙회 자회사가 모두 13개곳 인데 직군별로 특성이 다 다르고 모두 정규직으로 쓰기는 어렵다"면서 "기간직, 전문직, 협력사 직원 등 직군별로 철저하게 수요 분석을 하고 비용까지 다 따져서 정규직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성과연봉제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너무 단순하고 빠르게 반응한다"면서 "정규직 전환 문제는 '청년실업'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큰 테두리 안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의 양 만큼 질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 4월 연임에 성공한 김용환 회장은 그 누구보다 치밀하다. 지난 2015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후 2년간 농협금융의 체질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뒤 임기를 채운 것도, 연임에 성공한 것도 김 회장이 처음이다. 그 만큼 부드러운 듯 강단이 있는 리더다.

지난해 농협금융지주는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조선ㆍ해운 업종에 대한 충당금 부담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수조원대의 충당금을 한방에 쌓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김 회장의 결단이었다. 그러고도 지난해 농협금융은 3210억 원의 흑자를 냈다. 부실을 털면서 '절치부심'한 농협금융은 올해 '1조 클럽' 가입을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6년 상반기 조선ㆍ해운업의 부실을 정리하는 빅배스를 단행한 이후 하반기부터 실적은 획기적으로 개선 중"이라면서 "정상적인 경영여건이 마련되면서 올해는 실적 1조원 달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농협금융의 미래 먹거리는 인프라펀드와 같은 기업투자금융(CIB)에 있다고 봤다. 인프라펀드도 3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이 '한국판 맥쿼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큰 원전이나 대형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금융을 끼고 들어갈 수 있도록 농협이 금융 지원을 해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면서 "앞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등에서 농협금융이 할 일이 있을 것"고 말했다.

중국, 멕시코, 캄보디아, 미얀마 등 농업 국가를 대상으로 한 해외사업도 확장한다. 농협금융은 한ㆍ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비해 국산 비료나 농기계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해 중국에 진출했다. 지분투자 방식으로 공소그룹의 인터넷 쇼핑몰 자회사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소액대출 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톈진 등에 인터넷 소액대출 회사도 세울 계획이다. 미얀마에는 지난해 12월 이미 소액대출 회사를 차렸다. 캄보디아에서는 기업대출까지 취급하는 소액대출회사 한 곳을 인수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미얀마ㆍ베트남ㆍ캄보디아 등은 아직 예대 마진이 5~6%"라면서 "기계ㆍ비료 등 수출을 통해서 범 농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약이 되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980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한국수출입은행, 농협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 조직을 두루 거쳤다.

김 회장은 "금융권은 공무원들의 재량이 너무 크다"면서 "자본시장처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본시장 쪽은 규제가 많이 풀려서 사실 감독원에 갈 일이 별로 없지만 금융, 특히 보험 분야는 규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법과 시행령을 강화하는 대신 그 외의 세부 규정을 줄여야 선진 금융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협금융의 기본은 '농심(農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해외사업도 중요하지만 농협금융 근간이 농업ㆍ농촌인 만큼 농협금융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목표 손익 달성을 통한 범농협 수익센터 역할 완수"라면서 "농업지원사업비 납부와 배당으로 농업인과 농촌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의 전체 고객수는 2800만명으로 국내 경제활동 인구(지난해 9월 기준 2751만명) 보다 많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 현장 직원들의 열정과 의지는 다른 어느 금융회사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고 자부한다"면서 "열정과 의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리=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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