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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출범 1주만에 '요지부동' 은행 금리 올렸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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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서울 종로구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서울 종로구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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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아시아초대석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국내 최초이자 7번째 시중은행
3일만에 가입자 수 10만명 돌풍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도전
4~7등급 대출…관건은 연체율
카카오뱅크 시장 키우는 동반자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자 7번째 시중은행인 케이(K)뱅크가 지난 3일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5년 만에 탄생한 새로운 은행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더 뜨겁다. 국내서는 첫 시도되는 오프라인 점포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는 단 3일 만에 가입자수 10만명을 넘어서면서 금융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7일 서울 중구 K뱅크 본사 사옥에서 만난 심성훈 K뱅크 행장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엿보였다.

심 행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뜨겁다"라고 말이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단기간내 고객들이 모일 줄은 예상을 못했다"면서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숫자가 생각보다 좀 빠른 속도로 올라가서 계속 상황 회의를 하면서 정신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K뱅크는 오픈 사흘만에 예ㆍ적금 등 수신계좌 수는 10만건을 훌쩍 넘었고, 대출 승인은 8000건을 넘어섰다. 하루에 3만건 이상의 신규 계좌가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수신(예ㆍ적금) 5000억원, 여신(대출)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단 사흘만에 수신 700억원, 여신은 400억원을 넘어섰다.
일반 시중은행의 1년 신규 고객이 100만명 정도다. 시중은행 1 영업일 당 비대면으로 300~400건, 대면으로 3000~4000건의 신규 계좌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엄청난 속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심 행장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 매일 매일 비상"이라고 했다. 고객센터에 문의가 쇄도해 콜센터 직원 20명을 충원하기도 했다. K뱅크 초대 행장을 맡은 심 행장의 어깨가 무겁다. 고객들의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은행으로서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시 그에게 물었다. 은행업은 연체율 관리가 성패를 가른다고 말이다. 무슨 질문인 지 잘 알고 있다는 듯 그는 "연체율 관리는 또다른 산"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성공적인 고객몰이에 안주하지 않고, 긴장의 끈을 더욱 조이겠다고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상품은 중금리 대출. 시중은행 거래가 사실상 어려운 4∼7등급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만큼 떼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성패가 연체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운영을 해보니 중금리 대출이 전체 대출의 20% 수준을 차지해 기대했던 타깃층의 수요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 얼마나 제대로 상환이 되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카카오뱅크와의 경쟁 구도에 대해 그는 "카카오뱅크는 시장의 파이를 함께 키우는 동반자"라고 했다. 4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핵심 경쟁력으로 한 '카카오뱅크'는 상반기중 영업을 시작한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K뱅크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심 행장은 "두 인터넷전문은행을 많이 비교할텐데 시중은행에 비해 둘 다 규모 자체가 미미해서 같이 협력해서 파이를 키워야 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금융이라는 거대한 물속에 풍덩 뛰어든 두마리 싱싱한 '메기'의 활약에 시중은행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벌써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발생했다. 1%대에 머물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한 지 일주일도 안 돼 2%대로 올라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규모가 작고 취급 업무가 제한적이라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아직은 미미하다면서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긴장한 티가 역력하다.

최우선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심 행장은 "월급통장"이라고 했다. 그는 "우선 고객들의 월급통장을 최대한 많이 유치하겠다"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겠다고 했다. 심 행장은 이어 "전체 대출액의 30% 정도는 중금리 대출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출상품을 고위험ㆍ중위험ㆍ저위험으로 분산 판매하겠다는 뜻이다.

심 행장은 또 하반기에는 보험과 펀드 상품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역시 단계적으로 도입,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도 했다. 사실상 기업금융을 포함한 시중은행권에서 판매하고 있는 금융상품을 거의 모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기자의 입에서 '자본확충'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심 행장의 얼굴이 경직됐다. 그는 "K뱅크가 작은 혁신에 그치지 않고 더 큰 변화를 몰고 오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행장으로서 자신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금융회사의 지분을 10% 넘게 보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인 KT와 카카오의 지분이 제한돼 증자나 서비스 확장에 한계가 있다. 국회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50% 이상으로 높이는 은행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지만 의원들이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심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특별법 통과가 안 되면 KT 컨소시엄에서 KT가 대주주가 되기 힘들다"면서 "자본금 확충이 안 되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맞추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심 행장은 "법안 개정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 현재와 같이 동일한 비율로 증자에 참여하면 가능하지만 각 주주사마다 상황이 달라 쉽지 않다"면서 "법안 통과에 대해서 기대를 갖고 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증자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심 행장은 "IT와 ICT의 발전 속도는 하루하루가 다르고, 또 그것이 디지털"이라며 "K뱅크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지 않도록 안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개발, 서비스하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조심스럽게 흑자시점을 물어봤다. 심 행장은 "올해 안에 실거래자 기준으로 40만명을 확보하고, 연체관리를 잘 하면 2020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른감이 없지는 않지만, 인터넷은행 돌풍에 힘입은 기업공개(IPO) 여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그는 "IPO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초기 기반을 다지고 사업 라인업도 갖추는 등 안정화하고 나서 내년에나 언제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귀띔했다.

덧붙여 그는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익을 내는 것도 있지만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100%의 보안을 갖춘 안전하고 소비자에게 유익한 은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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