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를 만드는 첫 통로는 음식이다. 원래 음식을 먹는 이유는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서이지만, 이 본질적인 이유보다는 오히려 맛이나 취향, 분위기, 유행, 원활한 사회생활과 같은 다른 이유로 선택할 때가 더 많다. 이렇게 선택하는 음식에 필요한 영양소가 적절히 들어 있으면 좋겠지만, 어떤 영양소는 부족하고, 어떤 영양소는 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저밀도(LDL) 콜레스테롤도 혈관에 많은 쓰레기를 남긴다. 동물성 지방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은 실온에서 고체로 존재하며 쉽게 굳는 특성이 있어 혈관 벽에 달라붙거나 덩어리를 만들어 혈관을 막기 때문에 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며, 혈액 속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높여 혈관질환을 가속시킨다(생명이야기 18편 참조).
불포화지방인 식물성 지방에 수소와 중금속 촉매를 넣어 만들어지는 트랜스지방은 유해한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유익한 고밀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혈관질환과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지방침전물(플라크)을 만들어 혈관을 좁고 굳게 만들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생명이야기 18, 19편 참조).
음식 가운데 혈관에 많은 쓰레기를 남기는 것으로 알콜을 빼 놓을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년 동안 전 세계 사망자의 5.9%인 330만명이 알콜 때문에 죽는데, 그 가운데 1/3은 혈관질환과 당뇨병으로 죽는다. 알콜이 혈관을 막으면 필요한 조직에 산소가 부족하여 심장은 더 열심히 일해야 하기 때문에 혈압을 높이기도 한다(생명이야기 31, 32편 참조).
성인의 반 이상이 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비만 가운데 하나 이상을 앓고 있으며, 혈관질환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는 1990년부터 5년마다 음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는데, 설탕과 포화지방은 각각 소요 칼로리의 10%, 소금은 하루 5.9g, 알콜은 성인 남성은 표준 음주량(15g)의 2배, 성인 여성은 표준 음주량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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