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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31>알콜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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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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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비롯한 술의 역사는 길다. 술을 안 마셔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은 옛날에도 쉽게 알 수 있었을 테니까 술 마시는 문화는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취향이나 스트레스의 해소, 대인관계, 사회활동처럼 건강이외의 이유로 정착되었을 것이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은 전혀 먹지 않아도 아무런 영양결핍도 생기지 않으므로 필수영양소가 아니다. 술에는 주로 물과 알콜, 설탕이 들어 있고 칼로리는 알콜과 설탕에서 나오기 때문에 흔히 깡통칼로리(empty calories)라 부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탄올이 건강에 일부 유익한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과음할 때의 부정적인 효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가 결합하여 물이 되듯이 원자들 가운데는 다른 원자와 결합하여 성질이 전혀 다른 물질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다른 원자와 결합하는 원자들은 결합에 필요한 손을 가지고 있는데, 탄소(C)는 4개, 산소(O)는 2개, 수소(H)는 1개다. 탄소 1개와 수소 4개가 결합하면 CH4, 메탄이 되며, 탄소 2개가 수소 6개와 결합하면 C2H6, 에탄이 되듯이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은 사슬로 연결되는 탄소의 수와 모양에 따라 종류가 많다. 이들 가운데 산소와 수소, 즉 OH가 수소 원자 한 개를 대체하고 있는 물질을 알콜이라 부른다.

알콜에는 탄소가 하나인 메틸알콜(메탄올; CH3OH)부터 2개인 에틸알콜(에탄올; C2H5OH), 3개인 소독알콜(프로판올; C3H7OH) 등 종류가 많은데, 알콜은 몸 안에 들어오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독성이 있다. 술에 들어 있는 에탄올은 자연계에서 과일이 발효될 때 만들어지는 흔한 알콜이기 때문에 동물의 몸에는 이를 독성이 없는 물질로 변화시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에탄올이 몸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 몸은 독성물질임을 인식하고 비상사태에 돌입하여 다른 대사작용보다 우선적으로 해독작업을 시작한다. 다른 음식과 달리 삼키자마자 식도를 거쳐 위와 소장으로 내려간다. 일반적인 소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위에서 20%가, 작은창자에서 나머지 80%가 흡수되어 바로 혈관으로 들어간다. 10%미만의 적은 양은 오줌이나 땀, 침, 호흡으로 배출되고, 나머지는 주로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간에서 분해된다.
알콜은 여러 단계를 거쳐 독성이 없는 물질로 바뀐다. 혈액속의 알콜은 1단계로 아세트알데히드와 두 개의 수소원자로 분해되고, 아세트알데히드는 다시 아세트산과 수소원자로 분해되며, 아세트산은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와 물로 바뀌는 과정을 거쳐 대사가 마무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는 짧은 시간 존재하는 발암물질로 간은 물론, 췌장과 뇌를 포함한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준다.

알콜은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혈중알콜농도는 빠른 속도로 올라가서 음주 후 10분 이내에 측정이 가능하고, 35분 내지 45분 사이에 최고로 올라간다. 몸무게 70kg인 사람이면 보통 한 시간에 7~14g정도의 알콜이 분해되며, 혈중알콜농도는 한 시간에 0.01%정도 내려가는데, 시간의 경과이외에 어떤 방법으로도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알콜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순간, 간과의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간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알콜이 간의 능력범위를 넘어서지 않도록 절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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