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오후 한 詩]반성과 배신과 당신/김승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반성은 불구의 몸을 움직여 본 적이 없다
 자전하는 반성의 뒷면을 본 적이 없다
 눈물 흘리는 반성은
 문을 걸어 잠그는 반성은 반성을 만지작거린다
 머리카락처럼 돋아나서 음모처럼 떨어지는 반성
 볼트처럼 반성 쓰러지는 팽이처럼 반성
 반성은 변기처럼 반성의 자식들을 질러 놓고 반성은
 반성의 물을 내린다 반성은 붉은 확성기다
 고성방가 고속 반성 고속 반성문을 휘갈기는 반성
 눈을 감은 반성은 더 심각하게 반성한다
 그러나 그것은 반성의 골탕
 머리를 잘 쓰는 반성은 반성을 이용해 먹을 준비를 한다
 (후략)

 

■잘못을 했으면 반성을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반성을 하고 나서 다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다. 물론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이는 잠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 반성을 하기도 한다. 이 경우 반성은 단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반성은 정신의 위생학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자, 이제 반성을 했으니 내 지난 잘못은 사해진 것이고 그냥 잊고 살아도 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달콤하여라. 그러나 "자전하는 반성의 뒷면"은 추악할 뿐이다. 진정한 반성은 자신의 잘못을 기어코 기억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자신의 죄 속을 거듭해서 사는 것이다. 채상우 시인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휴식...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 송파구, 포켓몬과 함께 지역경제 살린다 [포토]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분 반영 '약값 상승'

    #국내이슈

  •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100m트랙이 런웨이도 아닌데…화장·옷 때문에 난리난 중국 국대女

    #해외이슈

  •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1000개 메시지 모아…뉴욕 맨해튼에 거대 한글벽 세운다 [포토] '다시 일상으로'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