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전경진·정준영 수습기자] 제98주년 3·1절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탄핵을 촉구하는 18번째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집회 시작 전부터 때이른 봄비가 내렸지만 우의를 입은 시민들은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두손으로 감싸 쥐고 노란리본을 단 태극기를 흔들며 광장을 가득 메웠다.
퇴진행동은 탄핵심판 선고만 남긴 헌법재판소가 촛불 민심을 수용해 반드시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퇴진도 요구하고 있다.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박근혜는 최후변론에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왜곡보도와 촛불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됐다고 항변했다"며 "1000만 촛불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이 있었기에 탄핵 인용을 앞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탄핵 반대단체를 향해 "숭고한 태극기를 부패한 정권을 위해 쓰는 것은 애국선열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 동포 여러분은 민족의 자주독립을 생각하면 당장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참석해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규탄했다. 무대에 오른 이용수(89) 할머니는 "박근혜 정부는 한마디 말도 없이 2015년 12월28일 협상했다.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박근혜를 탄핵하고, 튼튼한 대한민국을 지키는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7시 본집회 종료 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의 행진 대열과 충돌하지 않도록 율곡로 쪽으로 이동, 효자동 길을 따라 청와대 100m 지점까지 행진한다.
경찰은 경비병력 202개 중대, 1만6000명을 투입해 광화문광장 주변으로 차벽을 설치하고 양쪽 집회 참가자들간 접촉을 막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전경진 수습기자 kjin@asiae.co.kr
정준영 수습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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