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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레이션 도래]뜻하지 않은 물가상승…스태그플레이션 불러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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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 진열대에 '품절' 안내와 함께 계란대신 라면 등 다른 상품으로 채워졌다.

지난 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 진열대에 '품절' 안내와 함께 계란대신 라면 등 다른 상품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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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지연진 기자, 노미란 기자] 한국 경제에 뜻하지 않은 '리플레이션(Reflation) 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작년 한 해 세계경제를 지배한 단어는 디플레이션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재정확대와 금리인상, 원유 등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물가상승의 압력, 그리고 이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어떻게 적절히 대응하고 통제하느냐가 경제난국을 풀어나가는 주요한 키(key)가 될 전망이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태를 유발해 물가 급등을 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경기회복을 꾀하는 정책이다. 다만, 최근 한국 경제에 다가온 리플레이션의 모습은 정책 차원이 아니라 외부변수에 의한 불가항력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 99.90으로 1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0%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전년동기대비 1.3% 오르며 석달 연속 1%대를 이어나갔다. 특히 신석식품지수는 12%나 뛰었다. 당분간 생산자와 소비자물가는 지속적인 상승압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6달러(1.4%) 급등한 1181.3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도 온스당 8.5센트(0.5%) 오른 16.637달러에 마감했다. 백금 역시 온스당 28.8달러(3%) 급등한 9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정보그림 : 통계청 제공)

2016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정보그림 :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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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구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건설 투자 공약에 힘 입어 고공 행진 중이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은 전일보다 1.2% 하락한 t당 5580달러에 거래됐지만 추세적 강세는 여전하다. 구리 가격은 공급 과잉 우려에 2011년 역사상 최고치인 t당 1만달러를 기록한 후 장기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t당 6000달러 선에 육박하며 16개월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구리 가격은 당분간 견고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구리에 대한 신규 수요는 13만t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 인도네시아 등 주요 광산에서 생산 차질이 예상돼 공급 과잉 우려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 이후 7%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유가도 물가 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 이날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50센트(0.9%) 오른 배럴당 53.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밥상물가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은 최근 더욱 급등하는 추세로 가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편의점 등 소매점에선 이날부터 빈병보증금 인상분을 적용해 맥주와 소주 가격을 각각 100원 가량 올려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출고가 인상으로 소주와 맥주 가격을 올린 이후 또 다시 인상한 것이다. 식탁에 자주 올라가는 주재료들의 가격도 폭등세다. 고고병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값은 한달새 50% 이상 급등해 한판(30개·특란)당 1만원에 근접했고 콩나물 가격도 지난달 30일부터 15%나 뛰었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태풍 등으로 작황이 부진한 채소는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값을 치러야 밥상에 올릴 수 있다. 식용류도 대두(콩) 원산지인 남아메리카 국가 홍수로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최근 7∼9% 가격이 인상됐다.

지난해초 두부를 시작으로 과자와 아이스크림, 콜라 등 식품값 인상에 이어 최근에는 라면까지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년간 가격인상을 단행한 식품과 외식업체는 총 18곳으로 품목은 27개, 제품은 100여개 넘는다. 밥상에 자주 오르던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않은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식재료값 인상으로 이들을 원료로 한 외식메뉴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저성장 국면에 들어간 우리 경제에는 소비자물가 상승이 경기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지만, 이미 최순실 사태로 '소비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잇따른 생필품 가격 인상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스태그플래이션(저성장·고물가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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