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에 나온 많은 여인들은 한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었고 거실이나 자동차 속, 길거리, 기차 안 등에서 그 '훌렁'쇼를 했다. 여러 곳에서 취재를 한 뒤 '편집'을 한 모양이다. 처음에 등장할 때는 결코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단정해보이는 여성이 느닷없이 치마를 쓰윽 걷어올린다.
그러니 여기서라도 대답하는 것이 좋겠다. 호기심의 본능적 존재와 호기심의 충족은 다른 문제이다. 많은 호기심들은, 실현되지 않은 채 알맞은 긴장으로 숨어있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 저 무차별적인 개방은 일종의 폭력이며 성적인 학대에 가깝다. 성에 관한 이런 비주얼 스토리가 난무하는 세상은, 성에 대한 해이함이나 방종을 부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성에 대해 지니는 원초적인 호기심과 그것을 스스로 억제하는 제어력을 함부로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게 더 무서운 것인지도 모른다.
자제력을 때려눕혀 호기심의 팔을 들어준다고 욕망의 참된 만족도가 증가하지 않는다. 그런 사실을 그 동영상 스스로도 보여주고 있다. 장면들은 곧 지루해졌다. 너무나 뻔한 동작이었고 보지 않아도 예측가능한 결과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저 동영상이야 말로 성에 대한 얕은 이해가 낳은 오해의 상품이다. 한 여성의 인격과 존재감이 결부된 성적 의미가 아니면, 의상학적(?), 혹은 인체공학적, 해부학적 관심 이외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치마는, 저 동영상이 보여주려는 것에 비하면 훨씬 아름답지 않은가.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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