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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르면 광속, 떨어지면 저속 '기름값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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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정해져있어 일정 부분 이하로 내리기 힘들어
원유 들여와 제품 만들기까지 두 달 시차
주유소는 이익 남기려 최종 가격 선뜻 내릴 수 없어

국제유가 하락 /해당기사와 무관, 아시아경제DB

국제유가 하락 /해당기사와 무관,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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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제유가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 왜 휘발유 값은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걸까. 유가와 관계없이 고정으로 부과되는 세금과 주유소의 가격 결정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416.97원으로 전날 대비 2.51원 떨어졌다. 1년 전 대비 국제 유가는 40% 가까이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휘발유 판매가는 14%정도 떨어지는데 그쳤다.
휘발유 판매가격이 하락폭이 적은 이유는 휘발유에 60% 정도 세금이 부과되는 가격구조 때문이다. 유류세는 유가와 관계 없이 고정적으로 부과된다. 현재(12월 둘째 주 기준) 휘발유 가격에 포함된 세금구조를 살펴보면 교통세가 리터당 529.0원(36.5%), 주행세 137.54원(9.5%), 부가가치세 119.43원(8.2%), 교육세 79.35원(5.5%)이 붙는다.

정유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름 값에는 각종 세금이 붙어있어 아무리 국제 유가가 내려가도 정해진 세금은 내야하기 때문에 쉽게 떨어질 수가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들여와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두 달이 걸린다는 점도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 하락 속도 간 엇박자를 만든다.
주유소들의 가격 결정 구조도 체감 속도를 늦춘다. 주유소는 정유사의 공급가를 원가로 삼아 가격을 결정한다. 주유소들은 각 주유소에 휘발유, 등유, 경유 저장탱크를 갖고 있다. 한달에 두세번 석유 제품을 사서 소비자에게 판다.

주유소들은 석유제품이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아 이익을 많이 남기려고 한다. 여기서 유가 하락 속도와 휘발유 값 하락 속도 간 차이가 생긴다.

예를 들어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2주일 전에 비싸게 산 휘발유의 재고가 많이 남아있다고 치자. 현재 정유사가 휘발유 값을 그 때보다 내리더라도 주유소는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최종 가격은 선뜻 내리기 어렵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팔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주유소도 비싸게 산 휘발유를 모두 팔 때까지는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가가 오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정유사로부터 싸게 산 휘발유를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 한시라도 빨리 올리려 한다. 옆 주유소가 10원 비싸게 사서 비싸게 팔 때, 5원만 내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의 공급가는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기반으로 정해진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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