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대표는 이날 밤 서울 여의도에서 김영환 강창일 김동철 노웅래 문병호 권은희 최원식 황주홍 등 비주류 의원 8명과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4월 총선이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계파간 차이를 극복, 당이 살 길을 찾는데 주력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비노는 그 동안 모래알이었다. 힘이 약하다 그런 지적들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늘 많은 분이 모였고 다들 개인이나 계파 이익보다 당의 승리를 위해 양보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힘의 관계"라며 "대화하고 소통하고 양보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을 생각이 있지만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도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음에는 김부겸 전 의원도 '번개 모임'에 초청하고 당의 중요한 분들을 모셔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며 당내 주요 인사들과 두루두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문 대표와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과의 간담회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은 물갈이를 굉장히 바란다. 물은 제도나 문화, 관행이고 고기는 사람"이라며 "썩은 물에서는 좋은 고기가 금방 죽고, 썩은 물에 살 수 있는 고기만 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소선구제가 바뀌지 않는 한 국회의원 300명 전원을 바꿔도 똑같다"며 "올해가 선거제도를 바꿀 동력이 드물게 생긴 기회인만큼 조금이라도 낫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자신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요구 공동성명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당과 함께 했으면 더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개인이 아니라 두 사람이죠.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당내에선 교과서 정국에 비주류의 잇단 회동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주류 한 의원은 "우리가 재보선에서 지고 국민들께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위기 국면에서 분열하고 대처하지 못했지 때문"이라며 "당 지도부가 출구전략을 쓰려는 이 때 오해를 살만한 회동을 하고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우려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