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매달 1개 기업 인수…국내 기업들과 대조적인 행보
26일 박종환 대표는 벤처기업협회와 여성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하는 '2015 벤처썸머포럼'에서 '지금부터 시작이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록앤올은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회사로 지난 5월 다음카카오에 매각됐다. 인수금액은 총 626억원. 록앤올은 다음카카오의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받았다.
이어 "대한민국에서는 M&A가 '먹튀'라는 인식이 있는데 나는 회사를 팔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수 후에도 내가 하는 일은 같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벤처나 스타트업에게 상장보다는 M&A가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상장을 준비하려면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해야하고,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 그는 M&A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M&A가 적고, 국내 정서도 M&A를 활성화하기에 척박하다"며 "현재 국내 스타트업, 벤처회사들이 M&A로 엑시트(Exit)할 확률은 0.2%에 불과하며 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에 인수된 후 스타트업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김기사'와 비슷한 해외 사례가 있다. 바로 구글이 인수한 '웨이즈'다. 웨이즈는 2008년 창업한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만든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2013년 구글에 1조4500억원에 매각됐다. 이후 김기사도 '한국의 웨이즈'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종환 대표는 구글 같은 해외 ICT기업과 달리 국내 대기업들은 M&A를 통한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면 용역을 주고 제품을 만드는 데 익숙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
그는 "구글은 한달에 1개 가량 M&A를 하고 있고 부족한 역량을 M&A로 보완하고 있으며 유튜브, 안드로이드 플랫폼도 그렇게 시작됐다"며 "우리나라는 구글과 규모가 비슷한 대기업이 많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은 '만들면 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환 대표는 스타트업 김기사가 이동통신사들의 내비게이션 앱들과 대등해지기까지 '사용자들의 만족'을 가장 우선시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꼽은 김기사의 핵심 경쟁력은 '소셜·플랫폼·빅데이터'.
그는 "우리는 돈을 들여 콘텐츠를 만들 수 없었고 사용자들의 참여,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빅데이터를 만들어냈다"며 "매출보다는 사용자들을 모으는데 집중했고 그부분을 높게 평가받아 M&A까지 성사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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